매일신문

[수요일 아침-홍형식] 8·15 민심의 경고, 대통령 지지율의 급락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8월 15일을 지나면서 발표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갤럽(12~14일 조사)에서 59%로 처음으로 50%대로 하락하면서 7월 1주 65%에 비해 6%포인트(p) 하락했다. 리얼미터(11~14일 조사)에서는 51.1%로 2주 전에 비해 12.2%p 하락했고, 최고를 기록했던 7월 2주 64.6%에 비해서는 13.5%p 하락했다.

이번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특별사면이다. 갤럽 조사에서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지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자유 응답)는 당연 '특별사면'(22%)이다. 다음으로 '과도한 복지/민생지원금' 11%, '외교' 10% 순이다.

그럼 왜 이번 특별사면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켰을까? 첫 번째는 법 집행이 정치적 거래였다는 것이다. 조국신당과 민주당의 후보단일화에 대한 보상이라는 비판이다. 두 번째는 사면 대상자의 범죄 성격과 태도다. 20⋅30세대에 가장 민감한 교육의 공정성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대상으로 한 역사성이다. 그럼에도 당사자들은 과도한 법 집행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세 번째는 특혜다. 형기를 33% 정도만 채운 조국, 올 3월에 대법 유죄 판결로 군수직을 상실한 박우량 전 신안군수를 사면 복권시켜 내년에 다시 군수 출마의 길을 열어준 것은 누가 봐도 특혜로 보여진다. 또한 시기도 문제다. 특별사면이 이루어진 날이 민족의 치욕을 되새겨야 하는 8·15 해방일이며, 3권 분립과 법치의 의미도 함께 돌아봐야 하는 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이다. 그야 말로 역사를 무시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대통령 본인의 사법적 논란이다. 지금은 중단되었지만 대선 전까지 이어졌던 사법리스크로 이재명 정부에서 법치와 사법 정의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로 해서 8·15 특별사면은 국민 정서상 그야말로 특별하게 느껴졌다.

대통령 지지율은 윤석열 전 대통령부터 다른 어떤 정치지표보다 더 중요해졌다. 그 이유는 정당 차원에서 여야 간 정치적 협상이 줄어들거나 실종되면서 정치적 양극화와 진영 정치로 인해 여야관계와 정치가 대통령의 국정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더욱 중요해진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지만 이후 국정운영의 동력이기도 하다.

그러한 차원에서 향후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동력을 위한 지지율은 어느 정도 되어야 할까? 먼저 역대 진보적 민주계 대통령의 지지율이 기준이 될 것이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초 평균 지지율인 70.1%이다. 다음은 긍정평가가 50%이상 과반수이다.

그 다음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 49.4%다. 즉 대선 지지율보다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는 더 높아야 한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은 역대 진보 민주계보다는 많이 낮지만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더 많고, 지난 대선 지지율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진보적 민주계이고, 진보적 민주계 대통령들은 대선에서 정치사회 개혁을 내걸었다. 그러기에 대체로 진보적 민주계 대통령들의 개혁에 대한 기대로 지지율이 높았고, 그 높은 지지율로 정치사회 개혁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현재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50%대는 역대 진보 민주계 대통령 중에서 최저이다.

이러한 대통령 지지율 상황에서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개혁입법을 포함한 전선은 너무 넓다.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민주당 주도 언론⋅사법⋅사법 개혁과 주식 양도세 논란, 노란봉투법, 법인세 인상, 그리고 3특검의 전선이 그렇다. 또한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들도 국내로 오면 정치 사회적 문제가 된다. 국민의힘도 문제다.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선에서 41.2%를 득표한 강경파 김문수 후보가 앞서가고 있다.

이러한 국정과제와 정치적 상황을 감안하면 50%대 대통령 지지율은 부족해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지지율 관리가 중요한데, 8·15 특별사면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으로 우상향 기조가 꺾인 것은 여당으로 봐서는 아쉬움을 갖게 한다. 전임 대통령을 탄핵하고 들어선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지율은 전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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