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안마저 수도권 집중?…대구 경찰 145명 줄어든다

비수도권 총 928명 정원 감축…반면 수도권 527명 증가
대구 경찰 1인당 담당 인구 506명…전국 평균 훌쩍 넘어

경찰 자료 이미지. 연합뉴스
경찰 자료 이미지. 연합뉴스

경찰청이 시·도청 간 정원을 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비수도권 경찰 인력이 대거 수도권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대구경찰청의 경우 총 145명 정원이 감축될 예정으로 알려져 벌써부터 지역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경찰청은 최근 '시·도청간 정원 조정계획안'을 마련해 지역별 경찰 정원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일 국가경찰위원회가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조직 및 정원관리 규칙 일부개정훈령안'을 원안 의결했고, 추후 지방청이 '정원 관리 규칙'까지 개정하면 이르면 8월 말쯤 조직개편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경찰청은 이번 조정 계획안을 마련할 때 ▷경찰 1인당 담당 인구 ▷총 범죄 건수 ▷112 출동 건수 ▷그 외 부서별 사건 접수 건수 등 통계를 재배치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한정된 인력 안에서 치안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비수도권의 경찰 인력을 감축해서 수도권에 대거 투입하는 방식으로 정원 조정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대구경찰청의 경우 큰 이변이 없으면 정원이 총 145명 감축된다. 구체적으로 대구청 본부는 17명, 경찰서는 79명, 지구대나 파출소 등 지역경찰은 49명 줄어든다.

대구를 포함해 비수도권 11개 경찰청의 감축 인원까지 합치면 총 928명이 감소하게 된다. 반면 서울·경기남부·북부·인천 등 4개 경찰청의 수도권 인력은 총 527명 늘어난다.

이에 경찰 안팎으로는 지역 치안 공백은 물론, 업무 과중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정원 조정에 앞서 대구 역시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대구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는 50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 평균 391명을 훌쩍 넘는 수치다.

또 올해 기준 대구에서 112 신고 건수가 가장 많은 대구 동구 안심지구대는 총 68명의 경찰관이 근무하는데,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만 1만5천371건의 신고를 처리했다. 만약 일선 파출소·지구대 등에서 49명의 정원이 줄어들면 지금보다 경찰관 1인당 업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선 경찰서의 경우 총 79명의 정원이 감축될 예정이라 최근 급증하고 있는 스토킹 범죄 피해자 지원이나 수사과의 역량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은 2022년부터 전국 경찰서에 스토킹 전담 경찰관을 배치 및 운영하고 있는데, 대구는 총 12명의 스토킹 전담 경찰관이 배치돼있다. 스토킹 범죄 건수가 매년 늘고 있지만, 단 한 차례도 증원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 계획안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단순히 112 출동건수나 범죄 발생 건수만으로 치안 수요를 예상할 수 없는데 이번 계획안은 비수도권의 특성을 배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면서 "특히 일선 경찰서의 경우 스토킹 범죄가 급증하면서 관련 인력을 오히려 증원해야 하는 상황인데, 정원을 감축해버리면 피해는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세부적인 정원 조정은 이번 달 말까지 논의해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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