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9% 해외 의존 깨부순다"…구미, K-방산의 심장이 될 '국방 반도체 동맹' 시동

경북도·구미시·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방 반도체 기술 자립 '맞손'
첨단무기 두뇌 98.9% 해외 의존···공급망 불안에 안보 '치명타' 우려
단기 상용화부터 미래 기술까지···단계별 연구개발 로드맵 가동

2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2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국방 반도체 연구(R&D) 동맹' 업무협약식 사진. 왼쪽부터 최병준 경북도의회의장 직무대리,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영식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김장호 구미시장, 박교상 구미시의회 의장. 구미시 제공

대한민국 국방 반도체 기술의 자립을 위한 핵심 동맹이 경북 구미에서 결성됐다.

경북도와 구미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일 경북도청에서 국방 반도체 공동연구를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술 독립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번 협약은 98%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방 반도체의 국내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최근 K-방산 수출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첨단 무기체계의 '두뇌' 역할을 하는 국방 반도체는 98.9%를 해외 수입에 기대는 심각한 약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높은 의존도는 국제 정세나 공급망이 불안해질 경우 국가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어 기술 자립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동맹은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상북도의 전략적 지원과 구미의 탄탄한 방산 산업 기반, 그리고 대한민국 최초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KIST의 세계적인 연구 역량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특히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공동연구 과제를 즉시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 기관은 기술 성숙도와 시장성을 고려해 3대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

단기 과제는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질화갈륨(GaN) 기반 초고주파 회로 기술'이다. 이 기술은 고출력·고효율 특성을 가져 차세대 레이더와 통신 장비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지역 기업인 에이프로세미콘, 알에프온 등이 참여해 제품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민군겸용 비냉각식 적외선 이미지센서 기술' 개발에 나선다. 군용 감시장비는 물론 민간의 폐쇄회로(CC)TV, 차량용 카메라 등에도 활용할 수 있어 시장성이 높다.

장기 과제로는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양자형 적외선 센서 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는 차세대 미사일 탐지기 등에 적용될 핵심 원천기술로 개발에 성공하면 한화시스템, LIG넥스원의 유도무기 체계에 바로 적용될 수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번 협약은 구미가 미래 첨단산업 도시로 도약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첨단 국방 반도체 기술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 분야로 경북이 대한민국 국방 반도체 기술의 심장이 되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개발 동맹을 통해 국방 반도체 기술 자립과 국내 생산 능력이 확보되면, 지역 기업의 제품 상용화가 제조공장 확충과 신규 고용 창출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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