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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을 만나다] 이희섭 TCS 사무총장…한·일·중 3국은 생활·경제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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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중 3국협력사무국(TCS) 2011년 창설한 국제기구, 서울에 사무소 설치
이희섭 사무총장, 대구 출신으로 외교부에서 30여년 근무
트럼프 통상 압박으로 3국에 심각한 도전, 상생 협력 위한 원동력 마련해야

이희섭 TCS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이웃 3국은 생활·경제공동체로서 저출산 고령화, 도심 재생, 황사 등 여러 문제 해결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이희섭 TCS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이웃 3국은 생활·경제공동체로서 저출산 고령화, 도심 재생, 황사 등 여러 문제 해결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미국 트럼트 대통령의 통상 압박이 본격화하면서 한국과 일본, 중국 등 3국간 협력 필요성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한일중 3국협력사무국'(TCS·Trilateral Cooperation Secretariat)은 지난 2011년 이웃한 한국과 일본, 중국 간 교류 협력을 활성화하고자 창설된 국제기구다.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3국이 번갈아가며 자국 출신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한중일 청년 대사 프로그램 등 청년 교류 프로그램도 매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희섭 TCS 사무총장은 2023년 9월 총장직을 맡게 됐다. 대구 출신의 이 사무총장은 1987년 외교부에 입부해 동북아 담당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했으며, 후쿠오카 총영사를 끝으로 정년 퇴임했다. 그는 "4차 산업 등 대외적 환경 변화에 따라 삼국간 협력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특히 저출산 고령화 문제, 황사 문제, 도시 재생 문제 등 생활·경제 공동체로서 힘을 합해야 하는 분야가 많다"고 강조했다.

-내년이 TCS 설립 15주년이다. 한중일 3국 협력 필요성을 평가한다면

▶한중일 3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요한 이웃국가입니다. 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고, 특히 경제적으로는 세계 GDP의 24%, 무역총량의 20%를 점유하며 세계 성장동력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1999년 ASEAN+3 당시 3국간 교역은 1천300억달러에서 2022년 7천800억달러로 증가했고, 인적 교류는 1999년 650만명에서 2018년 3천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역사, 영토갈등 등으로 3국 정상회의가 수년간 중단되기도 했지만 환경, 공중보건, 고령화, 기후변화, 재난관리 등 국민 실생활에 직결되는 협력을 중심으로 관계를 꾸준히 확대해왔습니다.

- 한미일 3국 협력과 한중일 협력의 차이점은?

▶한미일 협력은 기본적으로 동북아 평화에 긴요한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담보하는 안보공동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한중일 협력은 서로 이웃하며 경제를 영위하는 생활·경제공동체라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한미일과 한중일 협력은 공히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필수불가결하며, 이 두 개의 소(小)다자 협력은 각기 추구하는 바와, 그로부터 얻는 국익이 본질적으로 서로 다르며,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희섭 TCS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이웃 3국은 생활·경제공동체로서 저출산 고령화, 도심 재생, 황사 등 여러 문제 해결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이희섭 TCS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이웃 3국은 생활·경제공동체로서 저출산 고령화, 도심 재생, 황사 등 여러 문제 해결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 최근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우려가 일고 있다.

▶동북아 지역은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 그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을 수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한중일 어느 나라도 동북아에서 지정학적 대립 구도가 형성되고 정치·안보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또한 3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한미일 협력이 강화되는 와중에도 한중일 3국은 2023년 5월 4년반만에 한중일 정상회의를 재개하고 활발한 교류·협력을 진전시켜가고 있으며, 현재 차기 3국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습니다.

-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한중일에 미치는 영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고율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자유무역질서 속에서 공급망의 가치사슬로 긴밀하게 얽혀 동반성장해 온 한중일 3국의 지속가능성장에도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중일 협력은 1997년 아시아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과정에서 탄생했고, 이후 여러 위기를 기회로 바꾸면서 발전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체득한 경험과 지혜를 통해, 3국간 배타적 경쟁은 공멸(共滅)이라는 위기 의식과 운명 공동체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국은 상호 신뢰를 쌓아가면서 상생과 협력을 위한 보완적 생존관계를 토대로 협력의 원동력과 잠재력을 결집해가야 합니다.

- TCS는 많은 청년·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TCS는 3국간 협력사업들 중에서도 청년 교류, 문화·인적교류, 지방 간 교류 사업들을 중점 이행과제로 실행해 오고 있습니다. 각국 청년세대 인식과 가치관이 동아시아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청년 교류가 특히 중요합니다. TCS는 청년 모의정상회의, 청년대사 프로그램, 청년 스피치 콘테스트, 캠퍼스 아시아 동창회 모임 등 다양한 청년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6 한중일 청년 대사 프로그램은 내년 2월 세종시 등 한국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특히 작년 5월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2025~2026년을 한중일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 올해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 한중일 3국 문화교류 포럼, 한중일 문화콘텐츠산업 포럼 등 문화교류 행사를 활발히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희섭 TCS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이웃 3국은 생활·경제공동체로서 저출산 고령화, 도심 재생, 황사 등 여러 문제 해결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이희섭 TCS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이웃 3국은 생활·경제공동체로서 저출산 고령화, 도심 재생, 황사 등 여러 문제 해결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 TCS의 향후 활동 목표는?

▶3국 협력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TCS는 정상회의 정례화 등 제도적 발전 노력과 함께, 청년교류, 문화.인적교류, 지방 간 교류 등 국민들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는데 더욱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정치적 영향을 별로 받지 않으면서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협력의 혜택을 폭넓게 체감할 수 있는 협력들, 즉 환경, 공중보건, 저출산.고령화, 도시재생, 기후변화, 재난관리 등과 같은 분야에서 꾸준히 실적을 축적하며 내실화해나가고자 합니다.

- 한중일 협력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바는

▶동북아 지역은 정치 체제와 이념의 차이로 전후 냉전시대에 오랜 기간 대립해 왔고, 역사 문제 등으로 인한 대립과 갈등이 언제든 관계 경색의 장기화로 발전할 소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간 여러 정치적인 기복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복지 혜택과 관련한 협력 분야에서 꾸준히 실적을 축적하며 괄목할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3국간에는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서로 만나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가는 관행과 제도를 구축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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