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이동이다. 프로야구 시즌 막바지 구자욱이 부상을 당하면서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출전 명단에도 변화가 생긴다. 특히 이성규의 비중이 커진다. 이성규가 지난해처럼 활약해준다면 삼성의 화력이 더 세진다.
구자욱은 당분간 글러브를 끼지 않는다. 무릎을 다친 탓. 왼쪽 무릎 안쪽 인대 염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시즌을 접지 않은 게 다행이다. 그래도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자욱을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좌익수 수비를 맡기지 않기로 했다.

구자욱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 때 수비 도중 무릎 상태가 악화됐다. 전날 비가 많이 내려 잔디에 물기가 남아 있었고, 이 때문에 그라운드가 미끄러웠던 탓이다.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출전이 좌절된 적이 있어 더 우려를 샀다.
박진만 감독은 "계속 꾸준히 뛰다보니 염증 증상 정도는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다만 관리 차원에서 웬만하면 수비에 내보내지 않겠다"며 "타선에 구자욱이 있는지, 없는지는 큰 차이다. 지명타자에 내보내 타격에만 집중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불똥이 튄 건 베테랑 박병호. 구자욱이 지명타자로 옮겨가면서 선발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1루수 자리는 4번 타자로 뛰는 르윈 디아즈의 몫. 박병호는 대타 역할을 맡는다. 박 감독은 "박병호는 경기 후반 장타가 필요한 시점에 대타로 기용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이성규는 중용된다. 구자욱 대신 좌익수를 맡는다. 수비는 나무랄 데가 없는 선수. 타구 판단이 좋고, 발도 빠른 편이다. 자연히 수비 범위도 넓다. 포구 역시 안정적. 어깨가 강해 2, 3루를 밟은 상대 주자가 홈을 쉽게 노릴 수 없게 만든다.

문제는 공격력. 발달한 전완근에 어울리게 장타력을 갖췄다. 늘 성실한 자세도 나무랄 데가 없다. 하지만 효율이 떨어졌다. 5, 6, 7월 계속 1할대 타율로 헤맸다. 지난해 데뷔 후 최다인 22홈런을 날리며 꽃을 피우나 했는데 올 시즌 다시 부진에 빠졌다.
다행히 시즌 막바지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출전 기회도 늘었다. 23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선 좌익수 겸 6번 타자로 나섰다. 수비에서 먼저 빛났다. 2대3으로 뒤진 4회초 자신 앞에 떨어진 안타 타구를 잡아 홈으로 던졌고, 득점을 노리던 2루 주자가 아웃됐다. 강한 어깨가 돋보였다.

타석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2타수 2안타 2볼넷. 특히 4대4로 맞선 6회말 좌월 역전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경기 후 이성규는 "타구가 높이 떠 아웃되는 줄 알았다. (담장을) 넘어가 다행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돌았다"고 했다.
삼성은 6경기를 남겨뒀다. 순위가 확정되지 않았기에 전력투구해야 할 때다. 이성규에게도 남은 경기는 중요하다. 지난해가 '플루크(fluke·요행) 시즌'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나이도 32살로 적지 않다. 이젠 자리를 잡아야 할 때다. 그럴 능력은 충분하다.

이성규는 "스프링캠프 때 다쳐 시작이 늦었던 게 아쉽다. 지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어 다행이다"며 "야구는 모른다. 하루 좋았다가 또 안 좋아질 수 있는 게 야구다. 그냥 잘 준비하고 나머진 하늘에 맡기겠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 결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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