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즈음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깜짝 만남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주 이미 물 건너 갔다고 여겨진 북미 정상회담이 최근 북한의 조건부 북미대화 의향 표명으로 북미 간의 대화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연설에서 "개인적으로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포기 불가론'을 설파했다. 그는 "핵을 포기시키고 무장해제시킨 다음 미국이 무슨 일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세상이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절대로 핵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재 풀기에 집착하여 적수국들과 그 무엇을 맞바꾸는 것과 같은 협상 따위는 없을 것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입장에서 미국과 UN(국제연합)으로부터의 제재 해제(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때 입장)가 최우선 과제였으나, 이번 입장 표명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북미대화에 대한 개방적 입장을 직접 내고, '비핵화 포기'라는 조건을 밝혔다는 점에서 다소 전향적이다.
1차적인 관심은 경주 APEC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계기까지 마련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제안에 호응함으로써 2019년 6월에 이어 또 한번의 '판문점 북미정상 회동'이 성사될 지도 관심사다. 일각에선 북미 정상이 이번 APEC 계기로 판문점에서 약식 만남을 갖고 내년 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 때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집권 2기 출범 이후 각지의 분쟁 중재를 시도하며 노벨평화상에 대한 기대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정전상태인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북미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중론이다.
관건은 김 위원장이 제안한 '비핵화 포기'라는 전제 조건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올해 그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오는 29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북미 간 정상회담을 위한 물및 접촉이 있을 것이란 예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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