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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예보'도 지방 패싱?…대구경북 기상관측망 신설계획 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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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기상관측장비(ASOS·AWS)' 노후 장비 교체 예산만 반영
장비 부족한데…장애 건수마저 매년 증가 추세

대구 중구 공평네거리에서 이동식 기상 관측 차량이 도심 기온을 관측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중구 공평네거리에서 이동식 기상 관측 차량이 도심 기온을 관측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극한호우 등 위험기상과 실시간 기상 상황을 탐지하는 핵심 장비인 '자동기상관측장비(ASOS·AWS)'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구경북은 특히 장비 간 거리도 멀어 보강 필요성이 높은 지역이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신설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으로 종관기상관측장비(ASOS)와 방재기상관측장비(AWS)를 포함하는 자동기상관측장비의 노후 설비 교체 예산과 신설 예산에 대한 기상청 요청에 노후 설비 교체 예산만 반영키로 했다. 교체가 필요한 자동기상관측장비는 전국 31대로 이중 대구경북 장비는 5대다.

자동기상관측장비의 신설 예산은 아예 책정되지 않았다.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장비가 부족해 신설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재차 무산됐다.

자동기상관측장비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서울과 경기지역의 자동기상관측장비는 모두 110대인 반면 이보다 면적이 넓은 대구경북은 지난 2023년 2대가 신설된 이후 82대가 전부다.

넓은 면적에 장비가 적다 보니 장비 간 평균거리를 뜻하는 '조밀도'는 듬성듬성할 수밖에 없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기준 대구경북의 장비 조밀도는 15.6km로 서울·경기 조밀도(10.4km)보다 떨어졌다. 대구경북 조밀도는 자동기상관측장비가 33대에 불과한 충북(15km)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대구는 AWS가 있는 지점이 10곳에 불과하고,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성구·중구·남구·달서구에는 아예 장비가 없어 강수량이나 기온 등 자체 관측값을 측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후장비 문제도 심각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자동기상관측장비의 연간 장애 건수는 지난 2021년 27건에서 지난해 58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이 일상화되고 있어 지역별 관측망의 촘촘함이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데 수도권에만 인프라가 집중돼 있고 대구경북처럼 관측 공백이 큰 지역은 뒤로 밀리고 있다"며 "편차를 줄이기 위해 장비 신설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자동기상관측장비의 사용연한이 9년밖에 되지 않아 교체가 시급한 장비들이 많아 매년 관련 예산이 책정되고 있다"며 "추후 장비 신설 예산이 배정되면, 대구경북처럼 조밀도가 낮은 비수도권 지역을 우선적으로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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