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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범죄 배후' 프린스그룹 韓까지 뻗쳤나…서울사무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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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의 한국 서울사무소 안내.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 홈페이지 캡처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의 한국 서울사무소 안내. 프린스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 홈페이지 캡처

캄보디아 범죄 조직의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이 한국에 사무소를 운영했던 정황이 확인됐다. 이 조직은 최근 미국과 영국 정부로부터 사기, 인신매매, 자금 세탁 등의 혐의로 대규모 제재를 받은 바 있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의 부동산 계열사인 '프린스 리얼이스테이트 그룹'은 홈페이지에 서울 중구 순화동에 한국사무소가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전시장을 열었다고 홍보하며, 부동산 투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자사 SNS를 통해 "투자자들이 캄보디아 부동산 시장과 글로벌 자산 다각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프린스 리얼이스테이트는 앞서 지난 8월에도 서울에서 갤러리 행사를 열었다고 홍보했고, 2022년에는 캄보디아 한국상공회의소와 교류한 이력도 있다.

그러나 해당 사무소의 실체는 불분명하다. 의원실이 주소지로 기재된 공유오피스를 직접 확인한 결과, 프린스그룹 명의의 간판이나 사무공간은 존재하지 않았고, 현재는 다른 회사가 입주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들이 제공한 연락처는 캄보디아 현지 국가번호를 사용하는 전화번호로, 통화 연결은 되지 않았다. 공유오피스 관계자는 "예전에 퇴실한 사업장"이라며 "관계자들은 몇 달 전 사무실을 비우고 나갔고, 지금은 회사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국민을 구조·송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범죄 커넥션을 찾아내는 일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며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면 어떤 범죄와 연루돼있을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14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는 프린스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 그룹을 이끄는 천즈 회장과 사업체를 상대로 146건의 제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영국 외교부도 이날 천즈와 프린스그룹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영국은 프린스그룹과 연계된 레저·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진베이그룹과 이들과 연계된 암호화폐 플랫폼 바이엑스거래소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과 영국은 프린스그룹이 캄보디아에 최소 10개의 온라인 사기(스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짜 구인 광고로 외국인들을 유인해 감금, 고문한 뒤 온라인 사기를 강요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다. 양국은 프린스그룹의 미국 및 영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천즈가 소유한 약 150억 달러(약 21조 원) 상당의 비트코인 12만7271개를 몰수할 예정이다. 미 법무부는 천즈를 온라인 금융사기 및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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