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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의 본향' 안동, "한글산업의 수도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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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안동 한글산업진흥포럼'
"한글은 산업의 언어"… 디지털·AI·관광으로 확장
학생과 시민 "한글, 미래 기술의 중심으로 느껴져"

25일 오후, 경북 안동 유교랜드 원형무대에서
25일 오후, 경북 안동 유교랜드 원형무대에서 '훈민정음의 본향'이라는 상징을 넘어 한글의 산업화를 모색하기 위한 '2025 안동 한글산업진흥포럼'이 펼쳐졌다. 손병현 기자

25일 오후, 경북 안동 유교랜드 원형무대에서 '훈민정음의 본향'이라는 상징을 넘어 한글의 산업화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025 안동 한글산업진흥포럼' 현장은 한글의 철학과 창제 정신을 산업과 기술로 확장하려는 논의로 뜨거웠다. 학계와 불교계, 연구기관,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한글로 세계를 잇는 도시 안동'의 비전을 함께 그렸다.

◆"한글의 가치, 문화를 넘어 산업으로"

이날 행사의 문을 연 송시내 우리역사바로알기 교육국장은 "한글은 단순한 문자체계가 아니라 인간 중심의 기술 언어"라며 "한글의 과학성과 창의성이 산업 혁신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강연을 들은 김지호 학생(풍산중 1학년)은 "한글이 게임이나 앱, 디자인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우리 글자를 이용해 미래 산업을 만든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나자 청중석에는 박수가 쏟아졌고, 학생과 학부모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번졌다.

◆한글산업화의 구체 청사진 제시

이어진 2부 포럼은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이 첫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안동은 광흥사, 퇴계 이황, '훈민정음 해례본'의 세 축이 맞물린 도시"라며 "이 유산을 디지털·AI·관광 산업과 연결하는 것이 지역의 새로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안동 한글 전당'과 '한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결합해 서체, 폰트, OCR, AI 음성 기술 등으로 산업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한글의 조형성과 과학성은 세계 언어산업에서 가장 혁신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광흥사 범종 주지는 '훈민정음도의 정신을 디지털로 구현한다'는 주제로 "광흥사는 한글의 산실이며, 한글 불경과 해례본을 디지털로 복원해 VR·AR 기반의 '가상 간경도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광흥사를 중심으로 한 한글 홍보관·교육센터·지방박물관을 연계한 '한글 문화벨트' 구상도 제시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김성실 경북연구원 박사는 "한글은 K-브랜드의 다음 성장축"이라며 "디자인·관광·콘텐츠 산업을 결합한 지속 가능한 한글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창업과 산학연 협력을 통해 경북이 글로벌 한글산업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글, 인문이 산업이 되는 순간"

이상호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융합본부장이 좌장으로 진행한 종합토론에서는 앞선 발표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토론자들은 "한글의 철학과 과학성이야말로 디지털 전환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산업화 과정에서도 인문정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한글 산업화는 지역의 실험이자 국가적 전략"이라며 "정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포럼을 찾은 시민 권모씨(58)는 "그동안 한글을 문화유산으로만 봤는데, 산업의 언어로 듣게 되니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다"며 "안동이 한글로 경제를 일으키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글로 세계를 잇는 도시, 안동…"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세종의 창제 정신은 배려와 소통, 그리고 창의에 있다"며 "이번 포럼은 그 정신을 산업화로 이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산업의 미래가 한자리에 만난 안동. 훈민정음의 본향이 이제 '한글로 먹고사는 시대'를 여는 첫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한글로 세계를 잇는 길', 그 출발점에 안동이 서 있다.

25일 오후, 경북 안동 유교랜드 원형무대에서
25일 오후, 경북 안동 유교랜드 원형무대에서 '훈민정음의 본향'이라는 상징을 넘어 한글의 산업화를 모색하기 위한 '2025 안동 한글산업진흥포럼'이 펼쳐졌다. 손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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