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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다 쓰러져 가는 낡은 집에서 추위 버티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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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곯던 어린 시절…어머니 홀로 네 아이 키워
초등학교 졸업 후 생활전선 뛰어들어
결혼 후 가업 물려받았으나…생계 어려워져 정리
각종 성인병 앓으며 낡은 집에서 지내

각종 성인병과 관절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문현경(61·가명) 씨는 지은 지 50년이 넘어 물 새고 웃풍 드는 오래된 주택에서 남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김지효 기자
각종 성인병과 관절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문현경(61·가명) 씨는 지은 지 50년이 넘어 물 새고 웃풍 드는 오래된 주택에서 남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김지효 기자

골목길을 굽이굽이 찾아 들어가야 도착할 수 있는 오래된 주택. 날이 조금만 추워지면 낡아서 덜컹거리는 철문 사이로 웃풍이 들고, 비가 쏟아지면 천장에서 물이 흐르는 이곳에서 문현경(61·가명) 씨는 남편과 함께 지낸다.

각종 성인병과 관절 질환을 앓느라 거동이 불편한 현경 씨는 곧 찾아올 겨울이 두렵다. 빠듯한 생계비로 한 달을 겨우 나는 부부에게 추운 계절은 시련이다. 이미 찬 기운이 가득한 집 한가운데서, 현경 씨는 어서 이 추위가 지나가고 따스한 볕이 들기를 기다릴 뿐이다.

◆가난했던 유년기, 결혼 이후에도 생활고 겪어

현경 씨는 어릴 적 아버지를 잃었다. 젊은 어머니 홀로 식당 일을 하시며 네 남매를 키우느라 집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병원도 제대로 가지 못했다는 현경 씨는, 어릴 적 모서리에 부딪혀 찢긴 손가락이 잘못 붙어 손에 힘을 주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한창 클 때인 아이들이 어머니가 해 놓은 밥을 다 먹어 버리면, 현경 씨 어머니는 밖에 나가 친척 집에서 밥을 얻어먹고 돌아왔다. 그래도 항상 배가 고팠다. 고된 삶에 어머니가 밤마다 베갯잇을 적시면, 네 남매는 뭐가 그리도 서러운지 어머니를 따라서 엉엉 울었다.

현경 씨는 학비가 없어 중학교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초등학교 졸업 이후 섬유 공장에 취직한 언니를 따라 대구로 왔다. 현경 씨 자매는 고사리손으로 일해서 번 돈을 어머니께 부쳐 드렸고, 그 덕에 두 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성인이 된 후 현경 씨는 다니던 교회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 그는 줄기차게 현경 씨에게 구애를 퍼부었다. 그는 현경 씨가 자신을 거부하자 술에 취한 채 현경 씨 일터에까지 찾아와 만나 달라며 난동을 피웠다. 결국 현경 씨는 그 고집에 못 이겨 그와 사귀기 시작했다.

그와 만나며 현경 씨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이별을 결심한 것도 몇 번이었다고 했다. 그러다 현경 씨에게 아이가 들어서며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결혼 이후 현경 씨는 남편이 시댁 어른들과 함께 운영하는 작은 사출 공장에 들어가 가업을 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에 대형 공장들이 생기며 전기세도 내기 힘든 형편이 됐고, 부부는 공장을 정리했다. 현경 씨 남편은 일용직을 전전하며 가족들을 부양했다.

문제는 남편이 술독에 빠져 살다시피 하는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중풍으로 쓰러져 현경 씨가 병간호하는 자신의 어머니까지 세 식구를 책임져야 하는 처지였다. 결혼 전부터 술에 취해 여기저기 넘어져서 오거나 골절상을 입기도 했던 남편은 집에 돌아와 한 번 술을 마시면 며칠이고 일터에 나가지 않았다. 수입은 언제나 불안정했고, 그 때문에 부부는 자주 다퉜다.

◆건강 악화로 병원비 부담…집수리할 돈 없어

집안 형편은 늘 어려웠다. 각종 성인병과 관절 질환,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을 앓는 현경 씨는 집 밖으로 나서기 힘들어했다. 그러던 중 현경 씨 남편은 일터에서 아킬레스건 절단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생계가 요원해진 부모님 대신, 현경 씨 아들은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근로활동을 시작했다. 아버지가 다시 일어서기까지 수년간 생계비를 벌어온 아들에게 현경 씨는 늘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현경 씨 남편이 10년 전 협심증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이후 술을 끊었다는 점이다. 그는 마음을 달리 먹고 3년 전부터 임대 아파트에 경비원으로 취직해 빠듯하게나마 생계를 잇고 있었다. 게다가 남편은 현경 씨가 복지관 지원으로 고관절 괴사증 수술을 받고 난 후 비용이 부담돼 집에서 재활 치료를 하는 요즘, 직접 도시락을 싸 다니며 현경 씨 끼니까지 챙기고 있다.

현재 현경 씨의 걱정은 곧 겨울이 찾아온다는 점이다. 지은 지 50년 넘은 오래된 주택에 사는 부부는 비가 쏟아져 내리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 때문에 온통 젖은 이불을 덮고 자야 했다. 오래된 천장 마감재는 계속 떨어져 압정으로 고정해 둬야 했고, 싱크대도 내려앉기 일보 직전이었다. 얇은 알루미늄판으로 만들어진 현관문에서는 벌써 웃풍이 들어왔다.

요즘 가스비가 많이 올라 집을 데울 만큼 보일러를 돌릴 수 없다는 현경 씨. 은행 빚도 있는 데다 부부 모두 각종 질환을 앓느라 매달 감당해야 하는 의료비만 수십만 원인 상황에선 옷을 껴입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현경 씨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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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 ㈜매일신문사(이웃사랑)

[지난주 성금내역]

◆가족의 평안 바라는 채정미 씨에 2,143만원 전달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뒤 병든 부모를 모시고 살다 무릎이 다 닳은 채정미 씨(매일신문 10월 14일 12면 보도)에게 2천143만9천942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삼이시스템 20만원 ▷제일키네마섬유(이필남) 10만원 ▷조득환 10만원 ▷하경석 10만원 ▷하혜련 5만원 ▷강종수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배정준 2만원 ▷신종욱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이아영 1만원 ▷이원형 1만원 ▷이장윤 2천원 ▷하정현 1천원 ▷'김민규안다겸' 5만원 ▷'돕기돕기' 2천원 ▷'은혜의순환실천' 2천원 ▷'돕기' 1천500원 ▷'어려운시기돕기' 880원 ▷'돕고복받고나누자' 700원 ▷'돕자돕자' 500원 ▷'모두잘살자마음평화' 500원 ▷'.' 200원 ▷'마음평화' 100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잡동사니 속 두 아이와 암 투병 허영미 씨에 3,152만원 성금

고등학생, 중학생인 두 아이와 함께 잡동사니가 가득 쌓여 발 디딜 틈 없는 집에서 살며 말기 암 투병 중인 허영미 씨(매일신문 10월 21일 12면 보도)에게 49개 단체, 321명의 독자가 3천152만3천937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한성철강㈜(김종대) 10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부일플랜트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주식회사효성파마텍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기독교대한성결교회봉산교회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김정수경영회계사무소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에어코리아(박상혁)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이무영감독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효민약국(최순희) 10만원 ▷효치과의원(임재유) 10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디자인리더제주(박애순)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예솜기획인쇄(권현주) 5만원 ▷이태리안경원(정덕수)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조은치과(황의관)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동양바이오케미칼(김성태)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은동재단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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