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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을 만나다] 에치에프알(HFR) 정해관 모바일 사업부문장…'AI 하이웨이' 중심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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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입사, 단문메시지(SMS) 서비스 개발, 세계 첫 상용화
통신 업체 '콘텔라' 창업, 현재 유무선 통신장비 기업 HFR 몸 담아
HFR 맞춤형 네트워크 '프라이빗5G' 주요 제품, 5세대 통신 기술 강점 보유
올해 10월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유공자'로 과기정통부 장관 표창 받아

정보 통신망은 수많은 데이터가 오고가는 '하이웨이'에 비유되곤 한다. 요즘 각광 받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제조로봇 등 첨단 기술이 제대로 가동하려면, 대용량 데이터가 더 빠르고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통신 장비 및 기술이 그에 맞춰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정해관(56) '에치에프알(HFR)' 모바일 사업부문장은 정보통신 업계에서 30년을 종사한 이분야 전문가다. SK텔레콤 입사 1년 만인 1996년 단문메시지(SMS) 서비스 개발을 이끌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2000년에는 SK텔레콤 사내벤처 '콘텔라'를 창업하는 등 통신 분야 사업의 잠재력에 눈떴다. 현재는 기업·기관 맞춤형 특화망인 '프라이빗5G'를 내세운 유·무선 정보통신 장비 기업 HFR에서 모바일 부문 사업을 이끌고 있다.

정해관
정해관 '에치에프알(HFR)' 모바일 사업부문장은 기업·기관 특화망인 자사 '프라이빗5G' 기술을 앞세워 일본과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 창업 등 정보통신 업계에서만 30년 간 몸담고 있다.

▶경북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친 뒤, 1995년 SK텔레콤 중앙연구원에 입사했습니다. 입사 후에는 2세대 디지털 이동통신(CDMA)의 단문메시지(SMS) 서비스 개발을 총괄해 199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습니다. 이후에는 재난문자 서비스 개발을 맡아 1998년 역시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했습니다.

1996년 이전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는 음성통화만 가능했지만, 단문메시지 서비스의 등장으로 문자 소통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단문메시지는 일상적인 휴대전화 문자, 재난문자 서비스, 방송국 이벤트 문자 등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1999년에는 홍릉KAIST 단기MBA 과정을 수료하며 경영 시야를 넓혔고, IT붐이 한창이던 2000년에는 SK텔레콤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함께 청운의 꿈을 품고 '콘텔라'를 창업했습니다. 콘텔라 창업 멤버로서 IP기반 CDMA(2세대) 기지국과 WCDMA(3세대), LTE(4세대) 소형 기지국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수출했습니다.

2019년에 콘텔라와 함께 SK텔레콤 사내벤처로 출범한 'HFR(에치에프알)'에 합류해 현재는 프라이빗5G(이음5G 특화망), 인공지능 기지국, 위성통신 등 신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유공자'로 선정돼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 에치에프알(HFR)은 어떤 회사?

▶HFR은 2000년S K텔레콤 사내벤처로 시작해 2018년 코스닥에 상장한 유·무선 통신장비 전문기업입니다. 주요 사업 분야는 ▷모바일 액세스 ▷브로드밴드 액세스 ▷프라이빗5G 세 부문으로 나뉩니다.

모바일 액세스는 SKT, KT, LGU+ 등 주요 이동통신사를 대상으로 프론트홀 먹스 등 기지국 관련 장비를, 브로드밴드 액세스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장비를, 프라이빗5G 부문은 기업·정부·공공기관 등에 5G망 자가망용 기지국 등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출의 대부분은 모바일 액세스와 브로드밴드 액세스 부문에서 발생하지만, 회사는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진 프라이빗5G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정해관
정해관 '에치에프알(HFR)' 모바일 사업부문장은 기업·기관 특화망인 자사 '프라이빗5G' 기술을 앞세워 일본과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 해외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는데.

▶HFR의 프론트홀 먹스 제품은 한국의 SK 텔레콤, 일본의 NTT 도코모, 미국의 Verizon, AT&T 등 한·미·일 주요 이동통신사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프라이빗5G 제품은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소, 스마트팩토리, 건설현장, 한양대병원, 성균관대학교 등 국내 많은 기관과 현장에서 성공적인 구축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의 한신철도 스마트빌딩 프로젝트 등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HFR은 2022년에 2천600억 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으며, 미국과 일본 등으로의 수출을 통해 수출 주도형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 주요 제품인 프라이빗5G 솔루션은?

▶프라이빗5G는 국내에선 '이음5G 특화망' 으로 불리는데, 기업·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맞춤형5G 네트워크입니다. 5세대 통신 기술이 가지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의 강점을 바탕으로, 국방·제조공장·물류센터·공항·항만·스마트시티 등의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됩니다.

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난과 생산성 향상이 중요한 시대에, 프라이빗5G는 협동로봇, 물류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시스템 등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입니다. 세계 각국은 공장, 병원, 공공기관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주파수를 별도로 할당하고 있으며, 이 주파수를 활용해 스마트팩토리, 원격의료, 디지털트윈, 메타버스 등의 서비스를 가능하게 합니다.

HFR은 이러한 프라이빗5G 구축에 필요한 기지국, 교환기, 네트워크 관리시스템 등 '엔드투엔드(End-to-End) 솔루션'을 공급해 기업이 손쉽게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해관
정해관 '에치에프알(HFR)' 모바일 사업부문장은 기업·기관 특화망인 자사 '프라이빗5G' 기술을 앞세워 일본과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 인공지능(AI) 발달에 맞춰 회사의 주안점은?

▶AI의 핵심은 학습과 추론입니다. 공장 설비, 차량, 카메라, 센서 등 다양한 지능형 장비가 만들어내는 방대한 데이터를 초저지연 네트워크를 통해 AI 서버로 전송하면, 서버는 이를 실시간으로 학습·분석하고 판단을 합니다. 이렇게 현장과 클라우드를 끊김 없이 연결해주는 인프라가 바로 프라이빗5G입니다.

HFR은 이러한 AI 시대에 발맞춰 AI 데이터가 자유롭게 흐르는 'AI 하이웨이' 구축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회사 설립 이후 힘들었던 점은?

▶이동통신 장비 산업은 기술 장벽이 높고, 인재와 자본이 동시에 필요한 분야입니다. 한국에서 뛰어난 엔지니어들과 함께 제품을 개발했지만, 국내 시장 규모만으로는 투자비를 모두 회수하기 어려워 해외 진출은 필연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초창기에는 글로벌 네트워크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지 법인 설립과 파트너 발굴, 고객 맞춤형 대응을 통해 신뢰를 쌓으며 수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문화적·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시장을 먼저 개척했고, 이후 미국 시장으로 확대했습니다. 현재는 한국·일본·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세계 프라이빗5G 시장은 2030년 약33조 원, 한국 시장은 약2조5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HFR은 이러한 기반 위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지방 청년들에게 주고 싶은 당부는?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자만하지 않고 항상 배우는 자세로 좋아하는 일에 끈기를 가지고 몰입하길 바랍니다.

제가 처음SK텔레콤에 입사했을 때는 통신산업이 가장 유망한 분야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산업 환경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또 제가 대학원 시절 배웠던 뉴럴 네트워크(Neural Network)는 당시에는 크게 기술이 확대되지 못했지만, GPU의 등장 등 주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오늘날 인공지능(AI)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기간에 좋아 보이는 분야를 따라가기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해관
정해관 '에치에프알(HFR)' 모바일 사업부문장은 기업·기관 특화망인 자사 '프라이빗5G' 기술을 앞세워 일본과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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