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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APEC] 트럼프 마음 사로잡은 '천마총 금관' 만든 장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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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공예 장인 김진배 작품…"트럼프 매우 흡족해 했다니 영광이고 큰 일 했다고 생각"
신라 금관 중 가장 크고 화려한 천마총 금관 재현해 동(銅)에 금을 도금해 만든 작품

경주민속공예촌
경주민속공예촌 '삼선방' 김진배 장인이 금관을 제작하고 있는 모습. 김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만들었다. 김진배씨 제공

"제가 만든 '신라 천마총 금관'과 같은 모양의 금관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물을 받고 매우 흡족해했다니 개인적으로 영광이고, 큰 일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천마총 금관과 같은 모양의 금관을 만든 장인(匠人) 김진배(63) 씨는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경북 경주민속공예촌에서 '삼선방' 공방을 운영하는 금속공예 장인(匠人)이다.

그는 금속공예 명장인 아버지 고(故) 김인태 씨에게 기술을 배워 지난 40여년간 신라 금관뿐만 아니라 금동반가사유상, 무령왕관식, 백제금동대향로 등 다수의 금속문화유산을 복제해 온 전문가이다.

김 씨가 이번에 특별히 제작한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에는 한반도에 처음으로 통일을 가져온 신라의 정신으로 한미 동맹의 황금기를 열자는 뜻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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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민속공예촌 '삼선방' 김진배 장인이 금관을 제작하고 있는 모습. 김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만들었다. 김진배씨 제공

김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물을 받고 '정말 특별하다. 감사하다'고 말하며 매우 흡족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간 이견이 있던 관세 협상도 잘 타결됐다니 더욱 기분이 좋고, 금관 모형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천마총 금관은 현존하는 신라 금관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라 22대 지증왕의 금관이라고 추정한다. 높이 32.5㎝, 지름 20㎝다. 다른 신라 금관의 경우 출(出) 자 모양 장식이 3개지만 천마총 금관은 4개로 더 많고, 실측과 그림, 본 제작, 문양 새기기, 장식 부착까지 모든 과정이 손으로 이루어져 제작 난도가 높다.

김 씨는 "이달 초 정부 측에서 저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 제작 의뢰가 왔을 때 지난 40여년간 이 길을 묵묵히 걸어오니까 '큰 일'을 맡기는가 싶어 자부심을 느꼈고 훌륭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다짐도 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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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민속공예촌 '삼선방' 김진배 장인(왼쪽)과 아들 준연씨가 금관을 제작하고 있는 모습. 김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만들었다. 김진배씨 제공

그가 제작한 천마총 금관 모형은 천마총 금관을 그대로 재현해 동(銅)에 금을 도금해 만든 작품이다. 도금한 동판을 얇게 두드리고 잘라 머리띠와 '출(出)'자 모양 장식을 만들었다. 화려하게 반짝이는 동그란 달개 380여 개와 푸른 빛 곱은옥 58개도 손수 제작했다.

김 씨는 "평소 금관을 제작하면서 준비해 두었던 동판을 오려 놓거나 달개를 제작해 놓은 것이 있었고, 5년 전부터 가업을 이으려고 일을 배우고 있는 아들(준연)이 옆에서 도와 주었기에 하루 10시간 정도 쉬지 않고 20여일 만에 미 대통령에게 선물한 천마총 금관 모형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금관 모형을 만드는데 1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했다.

그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를 앞두고 보문관광단지 호반에 설치한 6개의 신라금관 모형도 4개월의 작업 끝에 제작했다.

김 씨는 "경주에서 APEC정상회의가 열리는데 성공적인 국제행사 개최를 위해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묵묵히 금속공예 작업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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