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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 열풍, 첫 무슬림 뉴욕시장 탄생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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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시·뉴저지주·버지니아주 등
내년 중간선거 1년 앞둔 정국 가늠자
여론조사 압도, 2등과 10%P 이상 차
'민주적 사회주의자' 맘다니, 낙관 못해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1일(현지시간) 뉴욕시 퀸즈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1일(현지시간) 뉴욕시 퀸즈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미국 뉴욕시와 뉴저지주 등 각지에서 4일(현지시간) 있을 주지사·시장 선거를 앞두고 최대 도시인 뉴욕에 전 세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30대 기수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민주당의 속마음은 편하지만은 않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맘다니의 극좌파 이미지가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시, 조란 맘다니 열풍

인도계 시아파 무슬림인 맘다니 민주당 후보는 인종적·종교적 소수계열에 속해 있지만 당선권에 가장 가까이 있는 후보다. 힙합아티스트이자 주택상담사로 시작해 2020년 정치에 첫 발을 디뎠을 만큼 정치 이력마저 짧다. 뉴욕주 3선 하원의원인 맘다니를 상대 후보들은 깔봤다. 커티스 슬리와 공화당 후보는 TV토론에서 "맘다니의 이력서는 냅킨 한 장에다 적을 수 있겠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원들은 무명에 가까웠던 맘다니 후보를 민주당 후보로 정했다. 지난 6월 있은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에서 거물급인 쿠오모 후보를 꺾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쿠오모 후보는 이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이번 뉴욕시장 후보에 나선 것이다.

맘다니 후보를 향한 뉴욕시민들의 지지는 철옹성과 같다. 여론조사에서 2등인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에 10% 포인트 이상 지지율 격차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그의 시장직 등극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뉴욕시장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2일(현지시간) 유권자들이 맨해튼에 있는 BMCC(Borough of Manhattan Community College)에 마련된 투표장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뉴욕시장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2일(현지시간) 유권자들이 맨해튼에 있는 BMCC(Borough of Manhattan Community College)에 마련된 투표장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맘다니 후보의 당선은 확정적으로 보인다. 10월 24∼28일 실시된 폭스뉴스의 여론조사에서 맘다니 후보는 쿠오모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16% 포인트로 벌리고 선두를 유지했다.

뉴욕시민들도 높은 사전투표율로 화답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 73만5천 명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지난 2021년 선거(35만 명)에 비하면 배 이상 많은 숫자다. NYT는 대선이 아닌 선거의 사전투표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이라고 전했다.

◆낙관론만 펼칠 수 없는 민주당

맘다니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서민층을 겨냥한 공약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층의 생활비 부담 완화와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보편적 아동보육을 비롯해 ▷보조주택 임대료 동결 ▷무료 시내버스 운행 ▷뉴욕시 운영 식료품점 설립 등을 약속했다.

특히 그는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뉴욕·민주) 등이 속한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 진영에 소속돼 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그는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칭했다. 사회복지 확대를 위해 백만장자에게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공약도 내밀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미키 셰릴 민주당 주지사 후보와 유세를 벌이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미키 셰릴 민주당 주지사 후보와 유세를 벌이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민주당이 우려하는 지점이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맘다니 후보를 민주당의 미래로 보지 않는다고 했고, 조기 투표 직전 몇 시간 전에야 지지 의사를 밝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무소속으로 뉴욕시장에 출마한 쿠오모 후보도 맘다니 후보의 공약을 "뉴욕을 망칠 반기업적 의제"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맘다니 후보를 겨냥해 "사회주의자가 아닌 공산주의자"라며 "그가 당선된다면 대통령으로서 뉴욕시에 돈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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