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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서 모인 한·일·대 청년들 "청년이 떠난 지역, 인문으로 다시 잇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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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세계 인문도시 청년 네트워크 한·일·대 3개국 청년토론회 및 교류회' 성료
"청년 유출의 본질은 의미의 상실"… 세 나라 청년들, 지역 회복 해법 제시
국립경국대 이혁재 부총장 "대학, 산업과 일자리의 허브 돼야"
공동선언문 채택… '인문으로 연결된 평화의 도시 연대' 출범

안동청년회의소(회장 손병현)는 지난 6일 국립경국대학교 본관 대회의실에서
안동청년회의소(회장 손병현)는 지난 6일 국립경국대학교 본관 대회의실에서 '2025 세계 인문도시 청년 네트워크 한·일·대 3개국 청년토론회 및 교류회'를 개최했다. 안동JC 제공

한국·일본·대만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청년 유출과 고용난에 대한 인문학적 해법을 논의했다.

안동청년회의소(회장 손병현, 이하 안동JC)는 '2025 세계 인문도시 청년 네트워크 한·일·대(韓·日·臺) 3개국 청년토론회 및 교류회'를 지난 6일 국립경국대학교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고, 각국의 청년 대표단이 참여한 가운데 세대와 문화를 잇는 청년연대의 장을 펼쳤다.

이번 행사는 21세기인문가치포럼과 세계인문도시네트워크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청년 유출·저출산·지역 소멸 등 동아시아가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 문제를 인문적 시각으로 접근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손병현 안동JC 회장, 가나이 유스케 일본 마츠모토JC 회장, 황 요 대만 난터우JC 회장, 홍숙혜 타이난여자JC 회장 등 각국 발표에 나선 JC 회장들과 함께 장철웅 안동시 부시장, 이혁재 국립경국대학교 부총장, 이영식 안동JC특우회 회장, 그리고 교내 유학생들이 참석해 세대와 문화를 잇는 국제 청년연대의 장이 펼쳐졌다.

안동청년회의소(회장 손병현)는 지난 6일 국립경국대학교 본관 대회의실에서
안동청년회의소(회장 손병현)는 지난 6일 국립경국대학교 본관 대회의실에서 '2025 세계 인문도시 청년 네트워크 한·일·대 3개국 청년토론회 및 교류회'를 개최했다. 안동JC 제공

◆"청년이 떠나는 이유는 일자리보다 '의미의 상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지역 청년 유출과 일자리 문제'를 주제로 각국의 발표가 이어졌다.

손병현 안동JC 회장은 "청년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그릴 비전이 없기 때문"이라며 "청년이 스스로 기획하고 주도하는 창의적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나이 유스케 일본 마츠모토JC 회장은 "청년 유출은 도시 간 경쟁이 아니라 세대 간 신뢰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역의 이야기를 되살리고, 그 안에서 청년이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며 "청년 이탈의 본질은 '의미의 비가시화'에 있다"고 말했다.

황 요 대만 난터우JC 회장은 '지방창생(地方創生)' 사례를 통해 "전통산업을 단순 보존 대상이 아니라 혁신의 자원으로 삼아야 한다"며 "청년이 귀향 창업을 통해 지역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차(茶) 산업과 초콜릿 제조를 결합한 남투형 창생 모델처럼, 전통과 혁신이 만날 때 지역은 다시 살아난다"고 말했다.

이어 홍숙혜 타이난여자JC 회장은 대만의 저출산 위기와 청년 세대의 사회적 부담 문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대만은 출산율이 인구유지선 이하로 떨어져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사회'로 접어들었다"며 "저출산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가치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학이 지역 일자리의 중심축 되어야"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이혁재 국립경국대학교 부총장이 '청년 유출과 일자리 창출의 구조적 해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부총장은 "청년 유출의 근본 원인은 지역 산업의 불균형과 일자리의 질적 한계"라며 "지방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 산업 발전과 고용 창출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립경국대는 인문자산을 기반으로 백신·바이오산업, 관광산업, 전통문화산업 등 지역특화 산업을 육성 중"이라며 "특히 의과대학 설립과 상급종합병원 유치는 지역 고용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는 한·일·대 청년대표단이 서로의 발표를 토대로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다. 참가자들은 "청년 유출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삶의 의미와 가치의 문제"라는 점에 공감하며, 인문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청년정책의 근본적 방향임을 확인했다.

안동청년회의소(회장 손병현)는 지난 6일 국립경국대학교 본관 대회의실에서
안동청년회의소(회장 손병현)는 지난 6일 국립경국대학교 본관 대회의실에서 '2025 세계 인문도시 청년 네트워크 한·일·대 3개국 청년토론회 및 교류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홍숙혜 타이난여자JC 회장, 손병현 안동JC 회장, 황 요 난터우JC 회장, 가나이 유스케 마츠모토JC 회장, 안동JC 제공

◆'인문으로 연결된 평화의 도시 연대' 선언

토론회 마지막 순서로는 '세계인문도시 청년네트워크 공동선언문'이 공식 채택됐다.

선언문은 ▷청년의 인문적 책임과 연대 ▷지속 가능한 지역과 인문도시 실천 ▷세대와 문화를 잇는 교류 ▷평화와 공존의 인문 가치 확산 등 네 가지 실천 의제를 담았다.

한국의 손병현 회장, 일본의 가나이 유스케 회장, 대만의 황 요 회장, 홍숙혜 타이난여자청년회의소 회장이 공동 서명하며, 청년이 더 이상 정책의 대상이 아닌 '사회 변화의 주체이자 실천의 동력'임을 천명했다.

◆"청년이 지역의 미래를 만든다"

손병현 회장은 "이번 행사는 안동이 세계인문도시로서 청년 중심의 국제협력 모델을 제시한 첫걸음"이라며 "청년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곧 인문정신의 실천"이라고 말했다.

장철웅 안동시 부시장은 "청년의 시선에서 지역문제를 바라보는 시도 자체가 안동의 인문도시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며 "이번 교류가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영식 안동JC특우회 회장은 "청년이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모습이 지역사회의 가장 큰 희망"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안동청년회의소는 이번 교류를 계기로 일본 마츠모토, 대만 난터우·타이난 청년회의소와의 협력을 정례화하고, 2026년 '동아시아 청년인문포럼'을 공동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안동은 '청년이 인문으로 연결되는 도시', '동아시아 청년협력의 거점 도시'로 한층 도약했다.

안동청년회의소(회장 손병현)는 지난 6일 국립경국대학교 본관 대회의실에서
안동청년회의소(회장 손병현)는 지난 6일 국립경국대학교 본관 대회의실에서 '2025 세계 인문도시 청년 네트워크 한·일·대 3개국 청년토론회 및 교류회'를 개최했다. 안동J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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