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을 바꾸면 '길'이 보인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16일 주한미군사령부 홈페이지에 올린 '사령관 칼럼'에는 한 장의 지도가 첨부됐다. '동쪽이 위로 향한 지도(East-Up Map·이하 지도)'로 위아래가 뒤집힌 동아시아 지도다. '인도-태평양의 숨겨진 전략적 이점 공개'라는 부제가 붙은 A4용지 3장 분량의 칼럼은 지도 해설에 상당량을 할애하고 있다. 칼럼에서 브런슨 사령관은 "관점을 바꾸면 한반도는 접근성, 도달성, 영향력을 갖춘 전략적 중심축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배치된 전력은 가장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억제력이며 동북아 안정의 핵심 기반을 이루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지도의 노림수는 명확하다. 한반도가 동아시아의 중심에 있으며 지정학적·군사적 이점을 최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도는 올해 초부터 주한미군 교육용으로 활용돼 왔다. 대만과 필리핀이 지도의 오른쪽 위에 있어 '동쪽이 위로 향한 지도'라 불렸다. 이 지도에는 주한미군사령부가 있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요국의 근거지까지의 거리가 표시돼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5월에도 한국을 "일본과 중국 사이에 떠 있는 항공모함"에 비유하며 이 지도를 언급한 바 있다.
특히 브런슨 사령관은 이 지도를 통해 한국과 일본, 필리핀 3개 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아마 이 지도가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통찰은 한국·일본·필리핀을 연결하는 전략적 삼각형의 존재"라며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세 파트너 국가를 각각 삼각형의 꼭짓점으로 보면 이들의 집단적 잠재력은 분명해진다"고 밝혔다.
또 "한국은 중심부에서의 깊이, 일본은 기술 우위와 해양 도달 범위, 필리핀은 남쪽 해양 축의 접근성을 제공하며 각자 고유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신뢰성 있는 연합 억제력, 다시 말해 한반도에서 시작되는 동맹의 기본 임무를 더욱 공고히 한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역할은 자연스러운 전략적 중심축(pivot)이다. 캠프 험프리스는 평양에서 약 158마일(255km), 베이징에서 약 612마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약 500마일 거리로 잠재적 위협과 가깝다"며 "베이징의 관점에서 보면 전략적 가치는 더 분명해진다.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는 원거리 위협이 아니라 가까운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를 목표로 추진하는 전시작전 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는 "조건에 기초로 한 전작권 전환이 진행되면서 (연합사) 지휘부 내 보직 및 역할은 변할 수 있으나 연합 방위의 기본 토대는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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