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돈로주의'가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정책에 관여할 것임을 천명하는 한편 반미 구호를 높여온 쿠바와 콜롬비아에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남미 국가들을 비롯해 서반구에 대한 장악력을 높인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 부통령 압박하며 협조 당부
미국은 공석이 된 베네수엘라 정부 수장으로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점찍고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NBC,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향해 "마두로가 선택한 것과는 다른 방향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도 화답했다. 전날 비상 내각회의를 주재하며 "우리의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고 밝힌 것 등과 정반대되는 '극적인 어조 전환'을 보였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이 국제법 틀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공동 발전을 지향하는 협력 의제를 중심으로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녀의 이중성을 지적한다.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들에 따르면 그녀는 마두로 정권 반대 세력 색출을 위해 쿠바 정보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친오빠인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 역시 지난해 대선 때 제기된 부정선거 의혹의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그녀의 이력을 집중 조명했다. 좌익 게릴라 지도자였던 호르헤 안토니오 로드리게스의 딸로 소위 혁명 동지의 자제다. 반미 세력에게는 순수 혈통이나 마찬가지로 우고 차베스 정권 때 정계에 입문했다. 그녀는 이를 훈장처럼 여기며 "혁명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라 말하곤 했다. 하지만 명품을 선호하는 등 서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취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콜롬비아, 제2의 베네수엘라 되나
돈로주의 현실화는 쿠바와 콜롬비아에 대한 압박으로도 나타났다.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가 스스로 무너질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이기에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콜롬비아를 향한 직격탄도 잊지 않았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겨냥해 "아주 병든 사람이 다스리고 있으며 그는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팔고 있다"며 콜롬비아에서 군사작전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좋은 생각으로 들린다"고 답했다. 미국은 마약 거래를 빌미로 삼지만, 보다 핵심적인 개입 이유는 따로 있다. 두 국가 모두 좌파 정권이 권력을 쥐고 있다.
같은 날 인터뷰를 가졌던 루비오 장관도 쿠바가 다음 목표냐는 질의에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마두로를 지원해온 것은 쿠바다. 마두로의 내부 보안 조직은 완전히 쿠바인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며 "최소 정권 내부에서 (베네수엘라를) 식민지화한 것도, 마두로를 경호한 것도 쿠바인들이었다"고 에둘러 말했다.
※'돈로주의'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인 '도널드'와 '먼로선언'의 합성어다. 1823년 나온 먼로선언은 유럽이 미주 대륙에 간섭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미국도 유럽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당시 미국 대통령인 제임스 먼로의 이름에서 왔다. 트럼프 정부 역시 중남미에 중국·러시아 등이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금과 무력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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