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가 줄줄이 생겨나자 미국 일부 주에서는 전기요금을 최대 15% 넘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센터 운용사는 물론 주 전체가 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태크래시' 현상마저 감지된다.
16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 센터가 있는 버지니아주는 올해 8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전기요금이 13%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센터 지도를 살펴보면 이 지역에는 666곳의 데이터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알리노이주(224곳)도 같은 기간 전기요금 15.8%가 상승했고, 193곳의 데이터센터가 있는 오하이오주도 12% 요금이 올랐다.
미국 전기요금 연간 인상률이 5.1%인 점을 감안하면 2~3배나 오른 셈이다.
이는 취임 첫해에 전기 요금을 절반으로 낮추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과 상반된 결과다.
이처럼 전기요금이 크게 상승한 지역에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의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있다.
특히 최근 일부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GW급으로 발표하는데, 1GW는 원전 1기의 발전량 수준으로 약 10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결국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에너지 수요가 폭증해 전기요금이 인상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구조다.
애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 당선인은 전기 요금 상승의 주요인을 데이터센터로 지목하며 "대형 기술기업들이 그들의 몫을 지불하게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버몬트주) 상원의원과 민주당 리처드 블루먼솔(코네티컷주) 상원의원 등은 지난 10일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묻는 서한을 백악관에 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인해 '태크래시'가 심화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에이브러햄 실버먼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데이터센터가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로 더는 데이터센터를 원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테크래시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데이터센터 규모가 크게 늘어났으나 전기요금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도 있었다.
409곳의 데이터센터가 가동되고 있는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321곳)는 연간 전기 요금 인상률이 각각 3.8%, 1.2%에 불과했다.
텍사스주의 경우 새로운 전력 공급원을 전력망에 연결하는데 3년 가량 걸려 비교적 짧은 공급이 가능하다. 캘리포니아주는 그동안 전기 요금과 함께 부과하던 산불 예방 비용을 일반 재원에서 나누기로 방침을 바꿔 요금 인상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태크래시=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시장을 유린하는 것에 정부나 여론이 반감을 갖는 현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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