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폼페이오 전 美 국무장관 "북핵 포기? 중국을 설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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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행정부 대북 협상 회고
"우리 협상 상대, 실제로는 시진핑"
"김정은 핵 포기하게 할 당근 없어"

17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의 발로파크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법무법인 대륙아주 초청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전 장관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간담회 진행을 맡은 마릭 스트링 전 국무부 법률고문. 법무법인 대륙아주 제공
17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의 발로파크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법무법인 대륙아주 초청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전 장관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간담회 진행을 맡은 마릭 스트링 전 국무부 법률고문. 법무법인 대륙아주 제공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발로파크 콘퍼런스룸에서 국내 언론 간담회를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CIA(중앙정보국) 국장과 국무장관 등 요직을 지내며 주요 정책 결정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정부 관계 및 전략 자문 회사인 CNQ그룹을 이끌고 있는 그는 법무법인 대륙아주와 맺은 파트너십을 계기로 마련된 간담회에서 한미 통상 관련 조언은 물론 트럼프 1기 시절 대북 협상 과정에서 받은 인상과 노하우 등을 전했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리용호 북한 당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 연합뉴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리용호 북한 당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 연합뉴스

국내 언론의 관심을 끈 대목은 단연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의 대북 협상 관련 경험이었다. 대북 협상을 총괄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차례 만났던 그는 김 위원장에 대해 "정말 불쾌한 인물이다. 무례하다는 게 아니라 끔찍하고 악랄하다는 뜻"이라며 "김정은을 핵 포기로 설득할 '당근'이나 '채찍'은 없다. 궁극적으로 북핵 문제는 베이징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 3월 CIA 국장 자격으로 평양을 극비리에 방문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북미정상회담 안건을 논의했다. 당시 김 위원장에 대해 받은 인상을 회상한 그는 "한반도가 자신의 것이라고 믿고 있고 북한이 부당하게 대우받아 왔다고 믿었으며 그것을 되찾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 결심하고 있었다"고 했다.

특기할 만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 포기 단계에 이르지 못한 이유다. 그는 중국이 배후에 있고 북한과 중국이 깊숙이 엮여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는 핵무기 포기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내 판단에 따르면 김정은은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 회담 전후로 나나 트럼프를 만날 때마다 항상 베이징을 먼저 찾았고, 회담이 끝난 뒤에도 베이징에 보고했다"며 "우리가 교섭한 상대는 김정은이 아니라 사실상 시진핑이었다"고 했다.

2018년 평양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환담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8년 평양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환담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특별히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무엇을 해야 진전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중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문제는 베이징에서 해결해야 한다. 핵무기를 북한에서 제거하는 것이 목표라면 그것은 시진핑의 허락과 지시 없이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며 "중국에 집중하고 중국이 북한을 전략적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억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네바 합의, 6자 회담 등 북한 관련 협상의 역사를 모두 생각해 보면 새롭게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북한 내부에서 무언가 벌어지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활용 가능한 지렛대가 없다"고 관측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것과 관련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는 "그 부분이 포함된 건 놀라웠지만 긍정적으로 본다. 한국은 엄청난 첨단 기술과 막대한 인적 자원이 존재한다"며 "김정은은 핵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국민이 충분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황이 악화되면 미국 본토를 포함한 전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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