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버블론이 대형 기술주들에 충격을 주고 있고, 유동성 불안이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다. 증권가에선 그간 증시가 랠리를 이어온 만큼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내년까지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41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4% 하락한 3932.15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코스피는 전일 대비 2%대 하락하면서 3800대까지 빠졌다. 지수가 3900선 아래로 밀린 건 장 중 기준 지난 7일(3887.32) 이후 8거래일 만이다. 전날 3%대 급락하며 4000대를 내준 코스피는 2거래일째 하락세다.
최근 코스피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3% 급등하며 4200대를 넘보던 지수는 14일 4% 가까이 하락하면서 다시 4000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17일 2% 가까운 상승으로 4000대에 안착하는 듯했던 지수는 다시 흘러내리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 흐름과 대체로 커플링되는 뉴욕증시도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83% 하락했다. 다우존스와 S&P 500지수는 이날까지 4거래일째 내림세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75.23포인트(1.21%) 밀린 2만2432.85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도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2.31포인트(10.32%) 급등한 24.69를 기록했다.
국내외 증시가 흔들리는 건 AI 거품 논란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투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코스피의 경우 정부의 상법 개정과 같은 정책 모멘텀 등 개별 모멘텀에도 글로벌 이슈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불확실성도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12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지만 연준 내 중도파로 평가받는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통화 완화의 진행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간 시장에선 12월 FOMC에서의 금리 인하를 당연한 수순으로 점쳤지만 일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스탠스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크게 끌어내렸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들이 나올 때마다 증시는 흔들리는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12월 금리 25bp 인하할 가능성을 거의 50%로 반영하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100%에 육박했던 12월 인하 가능성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단기 변동성 확대 불가피 … "내년까진 상승 추세 지속된다"
코스피가 가파른 속도로 4000대를 돌파했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선 재료 대부분이 부정적으로 해석되는데, 최근 AI 대형주들이 최근 조정 압력을 받으면서 시장 전반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분위기의 방향성은 20일(국내 시각)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달렸다는 평가다. 이번 실적에서는 컨센서스 상회 여부는 물론 총마진(GPM) 개선 여부, 중국향 H20 수출 금지 조치의 영향 상쇄 가능성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AI 거품론에 증시가 민감해진 만큼 발표 이후 시장의 해석과 재평가 과정에서 국내 증시 변동성도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이달 12거래일 중 절반인 6거래일에서 하루 변동폭이 100포인트 이상을 기록할 만큼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어 투자자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반복되는 악재로 단기 과열 우려가 일부 해소된 만큼 엔비디아 실적과 미국 9월 고용지표 등 주요 이벤트 이후 시장 반등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12월 9~10일(현지시각)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관건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위축 국면은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다음달 1일 양적긴축(QT) 종료, 10일 12월 FOMC를 거치며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함께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인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부 정책 변화 훈풍에 더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다.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179조원으로 전년보다 15.01% 증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조선·방산·원전·금융 등 올해 증시를 이끈 주요 업종 전반에서 실적이 고르게 개선된 결과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승장은 3저 호황에 따른 밸류에이션 확장과 코스피 실적 사이클 시작으로 1985년 이후 40년 만의 강세장 진입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전망 변동에 따라 수정될 수 있지만 장기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코스피는 75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시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이익 상승 사이클과 정부의 증시 정상화 정책 등이 내년 주식시장에 선순환 효과를 부여할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하락세는 뚜렷하지만 아직 목표 수준 아래로 안정되지 않았다. 상품 가격 상승·무역 마찰·공급 제약 등 외생 변수들이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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