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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주도형 TK 직격탄…환율 역대 최고치 가능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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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매일신문 DB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매일신문 DB

경산 지역 자동차 부품기업 A사 임원은 "비싸게 원재료를 수입해 쓰는 처지다 보니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수입원 다변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지금처럼 출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는 좋은 단가를 이끌어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원자잿값·환율이 폭등하면서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의 대구경북에 타격이 상당하다. 치솟는 원자재 가격과 고환율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는 물론 지역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드리우면서 미래를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대구경북에 타격 상당

20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2025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공업제품 소비자 물가 지수는 2.3% 상승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67.9원에 마감해 전일 대비 2.3원 상승했다.

현재 연평균 환율이 외환 위기 당시를 뛰어넘으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기업들은 해외 수출 등 장기 경영 계획을 손보는 등 분주해지고 있다.

철강재 원재료인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등을 수입하는 철강업계는 시름이 더욱 깊다. 미국의 50% 부품 관세 부담을 안고 있는 데다, 치솟는 물가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처했다. 수입 비용이 늘어나게 되면 원가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경기 악화로 철강 수요가 줄어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에 반영하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의 한 철강 가공기업 B사 관계자는 "비싼 가격에 원재료를 수입하는 중인데 앞으로 더 많이 오를 것을 생각하니 갑갑하다"며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해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형 철강사의 경우 철강 제품 수출을 통해 얻은 외화로 유연탄과 철광석 등 주요 원재료를 사들이는 '내추럴 헤지' 방식으로 환율 타격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환율 흐름 변동에 대한 환위험 모니터링 강화, 시나리오별 전망을 통해 환율 변동성 확대가 경영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주요 산업 중 하나인 섬유 업계도 비상이다. 대구 지역 섬유 가공기업 한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과거 대비 현저하게 줄어든 상황에서 환율이 오르면 결국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묶이는 돈만 커진다"며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위태롭다"고 전했다.

◆원가절감 대책 마련 시급

이 같은 위기 상황을 중소벤처기업부도 예의 주시하는 중이다. 특히 철강이나 원유 등 원자재를 수입하는 중소 제조업체는 당장 타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보니 대응에 나서기 위해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원부자재를 수입하는 중소기업에 타격이 있는 상황이어서 환율 변동과 다른 기업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경영 자금을 지원하고, 환율 변동에 따른 안내나 교육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환율은 구조적 영향이 크다"며 "단기 대응에는 정책 수단에 한계가 있고, 중소기업의 스마트 팩토리나 연구개발 지원 등 기업 혁신을 포함한 장기적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과도한 환율변동은 물류비와 수입 원자재 가격 동반 상승을 야기하며 이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면서 "원자재를 수입해 간접수출을 하는 대다수 중소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해 환위험 관리 지원 및 원가절감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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