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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줄 안서고 빵사는 법?…2시간에 유명빵집 다 도는 대전 '빵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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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빵택시. 연합뉴스
대전 빵택시. 연합뉴스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대전의 빵집들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이색 택시 서비스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빵의 도시'로 알려진 대전에 최근 등장한 '빵택시'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택시의 가장 큰 특징은 탑승객이 차량 안에서 직접 빵을 먹고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한 구성이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좌석 앞에는 기차나 비행기에서 볼 수 있는 접이식 테이블이 설치돼 있고, 취식용 포크와 접시, 보랭 백 등도 제공된다. 여기에 기사 본인이 직접 정리한 대전의 빵집 자료까지 더해진다.

실제로 이 택시를 이용한 유튜버 '김찌씨브이(v)'는 체험 후기를 통해 "덕분에 택시 안에서 빵과 커피를 편하게 먹었다"고 전했다. 그는 2시간 동안 대전의 유명 빵집 6곳을 돌았고, "성심당에서는 기사가 대신 줄을 서줘 시간을 아꼈다"고 말했다. 이 투어는 2시간에 3만원이다.

대전 빵택시 기사 안성우 씨. 연합뉴스
대전 빵택시 기사 안성우 씨. 연합뉴스

'빵택시'를 운영하는 안성우 씨(63)는 20여 년간 여행업계에 몸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일본 가가와현의 '우동택시'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안 씨는 "(빵택시가) 일본 우동택시를 따라잡을 만큼 콘텐츠가 탄탄해야 하기에 계획을 확실하게 세워서 시작했다"며 "아직 완성형 모습이 아니고 시범 운영하면서 앞으로 더 체계적이고 완벽한 모습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안 씨는 대전의 빵 명소를 일일이 조사하며 직접 답사한 끝에 '빵택시' 서비스를 만들었다. 빵을 맛보고 추천 메뉴를 추리는 것은 물론, 줄 서는 시간을 줄이는 전략도 마련했다. 3분 단위로 여정을 짤 만큼 효율성도 고려했다.

승객이 택시에 오르면 안씨는 대전 빵 안내 책자와 취식을 위한 일회용 접시 및 포크, 보냉가방이 담긴 '웰컴키트'를 건넨다. 승객이 이동하면서 택시에서 빵을 먹을 수 있도록 비행기와 기차에 있는 접이식 테이블을 빵택시에 접목했다.

택시 내부에는 '빵 투어 메뉴판'과 다양한 소품들이 마련돼 있어 관광 요소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그는 "서비스업은 고객의 만족도를 충족시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승객들이 택시를 탈 때 '돈값 했다'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으로 택시 이용객의 이름이 새겨진 인증서를 제공하거나, 대전 빵집을 소개하는 전용 책자를 만드는 게 다음 목표다. 그는 "대전에는 빵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며 "언젠가는 일본 우동택시 기사들이 한국에 와서 빵택시를 타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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