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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플러스] 내 다리가 아픈 이유?-하지의 혈관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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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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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서있기만 해도 다리가 아프지?"

누구나 한 번쯤은 일상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다리가 붓고 무거워지는 증상은 단순한 피로로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혈관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말초 동맥 질환 환자는 약 24만명이었다. 또한 하지정맥류를 포함한 정맥질환은 한해 40만건 이상의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1천만명을 넘어가고 있다. 이러한 인구 변화로 인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가 증가하고, 이는 동맥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박기혁 대구가톨릭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하지동맥질환의 유병율은 50~70대의 5~10%, 70세 이상에서는 15~20%의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며 "연령이 높을수록 신체에서 가장 길게 분포한 하지의 말초혈관 질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이유

정맥 질환의 경우, 다리의 혈류가 심장으로 올라가야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정맥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의 정맥은 근육 속 깊은 곳에 위치한 심부정맥과 피부 밑 지방 층에 위치한 얕은 표재정맥으로 구성된다. 정맥질환은 혈관내에서 피가 응고되는 혈전증과 혈류가 역류되는 병이 있다.

정맥은 혈관 벽의 근육층이 얇아서 잘 늘어나므로 혈전이 잘 생긴다. 또한 혈류를 한 방향으로 유지하는 판막의 고장으로 역류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근육으로 둘러싸인 심부정맥보다는 얕은 표재정맥에서 역류가 잘 발생한다. 종아리 정맥이 늘어나서 튀어나온 하지정맥류가 대표적이다.

하지정맥류의 경우 대부분 무증상이고 오후에 약간의 부종, 무거운 불편감을 느끼는 등의 증상이 대부분이다. 역설적으로 심한 증상이 있다면 신경병증 등 다른 질환의 동반을 고려해야 한다. 드물지만 정맥류로 인해서 종아리 내측 피부에 착색, 궤양등의 진행성-만성정맥 부전이나 늘어난 정맥내 혈전이 생기는 혈전염이 발생 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의 경우 대개 수술을 권유받는다. 환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미용적 불편감이나 연관 증상이 뚜렷하다면 전문의와 상의 후 간단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 다리 혈관 질환이 심장에도 영향

심부정맥의 경우 대부분 혈전으로 막히는 경우가 주된 병이고, 혈전은 혈류를 통해 폐혈관을 막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하게 되고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 때는 항응고제를 사용해서 추가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다만 이미 발생한 혈전을 없애지는 못하므로 다리의 부종이 심하고 통증이 심한 환자는 혈관외과에서 혈전용해제 주사약이나 혈전 제거 시술을 통해 치료 될 수 있다.

정맥질환은 추가로 스타킹, 붕대 같은 압박 치료가 증상의 개선을 위해서 적용되기도 한다. 다리가 부었다 하여서 항상 정맥질환을 의심할 필요는 없고 한쪽 다리가 갑자기 붓거나 벌겋게 충혈이 동반되며 탱탱한 통증이 생긴다면 혈전을 의심해야 한다.

허벅지의 대퇴 동맥에는 '하지동맥폐색증'이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파행증'이라 해서 걷기 시작하면 초기 100~500m 보행 시 종아리가 아파서 쉬어 가야 하는 증상이다. 이외에도 발이나 발가락에 심한 차가움을 느낀다거나 창백해지거나 청색증이 발생하고, 더 진행하면 낫지 않는 상처, 궤사, 괴저 등으로 악화된다. 초기에는 허리신경병증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동맥의 죽상 경화증과 비교하면 죽상 경화증은 서서히 진행하는 만성 질환인데 급성 하지동맥폐색증은 부정맥이 있는 심장에서 발생한 혈전이 갑자기 동맥을 막는다. 이 때문에 갑자기 발이 창백해지고 새파랗게 변하는 청색증과 심한 발의 통증, 신경 마비 증상을 보인다.

하지동맥폐색증의 치료는 기본적으로 수술이나 시술을 통해서 막힌 혈관을 재개통 시켜 주어야 한다. 이후 동맥경화의 진행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기존의 약물치료가 지속된다. 40~50대의 젊은 환자는 심각한 허혈증이 아니라면 우선 약물치료와 운동 치료가 권장된다.

박기혁 대구가톨릭대병원 혈관외과 교수.
박기혁 대구가톨릭대병원 혈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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