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말에 미국 사회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전략적이라고 풀이하기에는 격조 낮은 말들이 넘쳐난 탓이다. 최근 아들에게 피살된 유명 영화감독 롭 라이너 부부를 폄훼하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또 구설에 올랐다. 여론도 등을 돌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은 39%에 그쳤다. 취임 초기 지지율은 47%였다.
◆자신과 반대 입장이면 막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할리우드 영화감독 롭 라이너 부부의 죽음이 인과응보라는 식으로 반응해 세간의 빈축을 샀다. 라이너 부부의 사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분노를 유발하게 만들어서"라는 막말이었다. 민주당 열성 지지자로 트럼프 대통령 자신에게 반대만 일삼은 벌을 받았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의 반인륜적인 갈라치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전립선암으로 투병 중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해 뜬금없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바이든의 발병 사실이 오래전에 공지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놀랐다. 그런 위험한 단계에 이르려면 수년은 걸린다"고 썼다. 공감 능력 부족을 지적한 여론이 비등했음은 물론이다.
사업가로서 오랜 기간 체화된 말본새가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NBC 리얼리티 TV쇼 '어페런티스'(The Apprentice)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피고용자로 부적합해 보이는 이들에게 "You're fired(넌 해고야)"라고 가차 없이 쏘아붙였다. 결단력 높은 리더의 인상을 줬지만 한편으로는 비정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무마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반복되면 습성이다. 2015년 대선 출마 선언 당시 불법 이민자들을 폄하하며 "멕시코는 사람들을 보내고 있는데 강간범들이고 범죄자들이다"라고 했다. 이웃나라 국민을 강력 범죄자로 깔아뭉개며 멕시코 정부의 돈으로 국경 장벽을 세우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었다.
동료 정치인에 대한 직업적 배려도 기대하기 힘들다. 심지어 유색인종 민주당 여성 하원의원들에게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까지 했다.
◆"알코올 중독자 성격 소유"
자신에 대한 비판에는 즉각 날 선 반응을 보인다. 비우호적인 언론 공격에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 6월 미국의 공습에도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적 부분들이 파괴되지 않았다고 보도한 CNN과 뉴욕타임스를 향해 "가짜뉴스 CNN이 망해가는 뉴욕타임스와 손을 잡고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군사 공격 중 하나를 비하하려 시도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인신공격에도 거침없다. 자신의 고령화와 노쇠함을 지적한 케이티 로저스 뉴욕타임스(NYT) 기자를 두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에 대해 나쁜 글만 쓰는 삼류 기자"라며 "속도 겉도 추한 사람"이라고 욕했다. 로저스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국내 순방을 줄이고 업무 속도를 낮춘 이유를 고령에 따른 것으로 분석한 기사를 쓴 바 있다. 이마저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손가락질 당하며 "조용히 해, 돼지"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캐서린 루시 블룸버그통신 기자에 비하면 약과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그를 '알코올 중독자 성격 소유자'로 표현하기도 했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월간지 '베니티 페어'(Vanity Fair)는 트럼프 대통령이 "알코올중독자의 성격을 가졌다"며 "그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시각으로 행동한다"는 와일스 실장의 말을 실었다.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출신 유명 스포츠캐스터인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을 겪었던 와일스 실장은 "고도 알코올 중독자나 일반 알코올 중독자들의 성격은 술을 마실 때 과장된다"며 "그래서 나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와일스 실장은 인터뷰 기사가 공개된 직후 매체의 악의적이며 일방적인 짜깁기 보도라고 평가 절하했지만 자신의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였다는 사실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한 대목은 신뢰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미 동부시간 기준 17일 오후 9시(우리 시간 18일 오전 11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생중계가 있을 예정이다. 대통령으로서 품격 있는 발언으로 채워질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정부 경제 성과 홍보 대중 연설을 잇따라 열어야 했을 정도로 고물가에 대한 비판이 컸던 터다. 때문에 자신이 이룬 성과를 재차 부각하며 경제, 안보 등의 사정이 나아질 거라 자신하는 내용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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