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미국 기업 자본의 중국 기술기업 투자 제한 방안을 법제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기업의 자본과 기술이 중국의 군사력과 감시 체계에 활용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8일 발효된 국방수권법(NDAA)에 '해외투자 규제 조항'이 미 의회 양당의 초당적 지지에 힘입어 제정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법안은 중국을 비롯해 ▷쿠바 ▷북한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 제재 대상 국가의 기업 중 민간과 군사 양쪽에 활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투자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 정부가 지난 2023년 해외 투자 심사 체계를 행정명령으로 제정한 데 이어 의회 차원에서 법규로 그 권한을 강화한 것이다. 이 법안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첨단 반도체 등 신흥 기술 분야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자금의 지원을 감시하고 일부의 경우 차단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통해 미국인이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에 기반을 둔 기업, 중국 국유기업에 대한 지분이나 채권 소유를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이 조항은 중국의 국방·감시 기술 분야와 관련된 기업에만 적용된다. 중국과 민감한 기술을 거래할 경우 기업들이 정부에 의무적으로 신고하고, 투자 내용을 보고하도록 했다.
앞서 AP통신 등 외신들은 중국이 자국에 사용하고 주변국에 수출하는 '감시 기술'이 미국 기업의 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미국 기업들이 사실상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WSJ는 미 의회가 미국 자본의 대중(對中) 투자를 차단하는 것이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측면에서 필수적이라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은 이달 초 "공산 중국의 침략을 떠받치는 투자는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WSJ는 과거 20여 년간 미국의 연기금과 벤처캐피털들이 중국 기술 기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의 반도체, AI(인공지능) 분야 핵심 기업 성장에 기여한 것과 다른 흐름이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만 해도 미 당국은 기술 협력이 무해하다고 여겼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그동안 중국 최대 온라인 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의 지분을 대거 확보하는 등 주요 투자자로 등극하기도 했다.
이번 국방수권법 제정은 이런 흐름을 끊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 속에 한때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미국의 대중 직접 투자는 2018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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