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대 대목인 연말이 다가왔지만 지역 골목상권에선 연말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어졌다. 치솟는 물가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소상공인들은 대목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중화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9) 씨는 "주변 상인들과 얘기해 보면 작년 연말보다 못하다고들 한다. 통상 연말이면 11월부터 예약이 들어와야 하는데, 올해는 영 조용한 분위기"라며 "직장인 회식이 많이 줄어든 데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모임을 잡는 이들도 줄어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대구경북 한 달에 4천명 폐업
불경기로 경영 환경이 나빠지면서 창업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국세청 '월간 경제지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가동사업자는 전국 1천36만명, 이 중 개인사업자는 898만명(86.6%)으로 집계됐다. 가동사업자는 1달 전보다 2만명 늘었고, 개인사업자는 1만6천명 증가했다. 대구경북 가동사업자는 88만4천명으로, 개인사업자(78만5천명)가 88.7%를 차지한다.
반면 지난 10월 사업을 시작한 신규 사업자는 8만2천명으로 전월보다 1만9천명 줄어들었다. 신규 개인사업자의 경우 7만3천명으로 1달 전보다 1만7천명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10월 폐업한 사업자는 5만명, 이 중 개인사업자는 4만7천명에 달했다. 1달 전과 비교하면 폐업사업자는 9천400명,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7천6명 각각 줄어든 수준이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같은 기간 사업자 4천111명, 개인사업자 3천917명이 폐업 결정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소매업・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신규 창업이 감소했으나 폐업사업자 수도 동반 감소하면서 가동사업자 수는 전월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종 중 폐업사업자는 소매업(1만4천명)에서 가장 많았고, 음식점업(9천명), 부동산업(5천명), 도매 및 상품 중개업(3천명), 건설업(2천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인건비 상승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재료비 상승, 배달 수수료 등 부담이 가중되면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폐업이 이어진 상황으로 해석된다.
◆자영업자 부채 늘고 공실 증가
자영업자 부채 규모는 계속해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발표한 지역경제 보고서를 보면 대구 자영업자 부채는 지난 2024년 2분기 말 기준 55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구 자영업자 1인당 대출액은 3억8천만원으로, 여타 광역시 평균(3억4천만원)을 웃돌았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부채 규모는 5년간 1.4배(15조1천억원), 차주 수는 1.5배(4만8천명) 뛰었다. 대구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4년 상반기 평균 2.7%로, 코로나19 발생 초기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3년부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금융업권별로 보면 자영업자 부채는 은행에서 완만하게 늘었으며 비은행권에선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량차주 감소 등으로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 여력이 축소되면서 비은행권 차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 수익성이 기울면서 빈 상태로 놀리는 점포 또한 쌓여가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 3분기 대구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7.5%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16.5%, 2분기 17.4% 등으로 상승세다. 대구 핵심 상권인 중구 동성로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3.3%로 지난 1분기 20.8%에서 연속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구는 영세자영업 비율이 높고 영세성도 심화되고 있다"며 "자영업자 간 경쟁이 격화하고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자영업자 폐업률이 높아졌으며, 부진한 내수 상황을 고려하면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 중대형 상가 공실률 현황
- 대구 : 2024년 3분기 15.5%→ 4분기 15.9%→ 2025년 1분기 16.5%→ 2분기 17.4%→ 3분기 17.5%
- 동성로 : 2024년 3분기 19.8%→ 4분기 20.8%→ 2025년 1분기 20.8%→ 2분기 21.8%→ 3분기 23.3%
<자료: 한국부동산원>






























댓글 많은 뉴스
"하늘 아래 두 태양 없다더니" 손 내민 한동훈, 선 그은 장동혁[금주의 정치舌전]
"李, 입틀막법(정보통신망법) 거부권 행사하라"…각계서 비판 쇄도
'서해 피격 은폐' 서훈·박지원·서욱 1심서 전원 '무죄' [종합]
'대구군부대이전' 밀러터리 타운 현대화·신산업 유치…안보·경제 두 토끼 잡는다
李대통령 "온기 퍼져나갈 수 있도록"…김혜경 여사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