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무색하다. 세계 최고 프로축구 리그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살아남기 힘든 건 선수만이 아니다. 시즌 중임에도 감독들 가운데 잘려 나가거나 입지가 위태로운 이들이 적지 않다.
박지성이 뛰어 잘 알려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EPL의 명문 클럽. 하지만 이름값을 못한 지 꽤 오래다. 장기 집권했던 알렉스 퍼거슨 경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부임한 감독들은 수명이 길지 못했다. 한때 '우승 청부사'로 불렸던 조세 무리뉴도 다르지 않았다.
맨유는 명가를 재건하려고 애써왔다. 큰돈을 들여 수준급 선수를 잡고 세계적 명장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몸값이 비싼 선수들은 부진했고 팀 성적도 기대 이하였다. 그러다 보니 감독들은 '파리 목숨'. 퍼거슨 감독 이후 지휘봉을 잡은 이들 모두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다.
2025-2026시즌에도 다르지 않다. 최근 후벵 아모림 감독이 경질됐다. 2027년 6월 계약이 마감되지만 두 시즌째 부진이 이어지자 사달이 났다. 맨유는 약 1천만파운드(약 195억원)로 알려진 위약금도 감수했다. 일단 대런 플레쳐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이번 시즌에만 이미 두 번 감독을 바꿨다. 시즌 개막 전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잘랐다. 구단주와 갈등이 원인. 후임으로 온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39일 만에 짐을 쌌다. 공교롭게도 둘 모두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뛰던 시절 지휘봉을 잡았던 이들이다.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튼은 2025-2026시즌 추락을 거듭 중이다. 감독의 목이 성할 리 없다.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은 지난해 11월 지휘봉을 내려놔야 했다. 울버햄튼이 이번 시즌 개막 후 10경기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최하위(2무 8패)로 추락한 탓. 3년 계약 기간 중 첫 해도 넘기지 못했다.
첼시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팀. 하지만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엔초 마레츠카 감독을 최근 해임했다. 선수 영입과 기용 등을 두고 구단 수뇌부와 감독 간 갈등이 빚어진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 리엄 로즈니어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웨스트햄은 지난해 9월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내쳤다. 그리곤 노팅엄을 떠난 누누 산투 감독을 데려왔다. 하지만 그가 지휘한 13경기에서 단 2승에 그친 상황. 팀은 18위로 강등 위기다. 누누 감독은 한 시즌에만 두 번 쫓겨나는 악몽을 경험할지도 모른다.
손흥민이 떠난 토트넘은 만신창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임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뭇매를 맞고 있다. 팀 경기력이 떨어지는 데다 선수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12일 현재 리그 14위. 입지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첼시를 떠난 마레츠카 감독이 부임할 거란 소문도 돈다.
상위권 팀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명가 리버풀은 현재 4위. 하지만 팬들은 아르네 슬롯 감독에게 불만이 많다. 애초 리그 2연패를 노렸는데 약팀에게 고전하는 등 경기력이 들쭉날쭉하기 때문. EPL 수준과 열기가 높은 만큼 구단주나 팬이나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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