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란 반정부 시위 장기화의 핵심 요인과 전망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슬람공화국 버팀목이던 바자리 계층의 몰락
각종 밀수 통한 대외 수익, 국내 경제 직격탄
충성스러운 군대, 혁명수비대의 강경 진압
시위 진압 성공하더라도 고통 경감 카드 없어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카흐리자크 법의학 의료센터 밖에서 시신 가방에 담긴 시신들 옆에서 사람들이 시신을 살피고 있는 모습. 소셜미디어에서 입수한 영상 화면 캡처다. 로이터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카흐리자크 법의학 의료센터 밖에서 시신 가방에 담긴 시신들 옆에서 사람들이 시신을 살피고 있는 모습. 소셜미디어에서 입수한 영상 화면 캡처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보름을 넘기면서 사상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단기간에 정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40년이 넘는 신정체제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배제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로 대두된다.

반세기 가까운 이슬람 정권의 근간을 흔든 핵심 요인들은 ▷민생고 ▷바자리 ▷혁명수비대 등으로 압축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란 당국의 유혈 진압이 부른 참극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미국이 개입 시점을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권의 근간 흔든 핵심 요인들

①바자리 계층의 몰락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번 반정부 시위에서 전통적인 지지 계층인 '바자리'(Bazaari) 계층이 앞장 섰다는 점이 뼈아프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바자리 계층은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성직자 계층에게 자금을 지원해 왕정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시아파 성직자들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종교활동이나 공공 정책을 지원했다. 헌법수호위원회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그 대가로 이들의 기득권 수호에 도움을 줬다.

상무부가 감독하는 무역회사를 운영하며 시장 환율보다 낮은 공식 환율로 상품을 수입하고 시장가로 판매해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 경제적 안정성을 대가로 정치적 충성을 제공했지만, 대외 제재가 강화되는 국면에서 이런 계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픽] 이란 전역 반정부시위 규모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이란의 경제난 항의 시위가 2주 넘게 격화하면서 사상자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란 당국은 폭력 시위를 엄단하겠다며 시위대를 압박했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란에 개입할 가능성을 검토하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그래픽] 이란 전역 반정부시위 규모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이란의 경제난 항의 시위가 2주 넘게 격화하면서 사상자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란 당국은 폭력 시위를 엄단하겠다며 시위대를 압박했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란에 개입할 가능성을 검토하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②경제를 장악한 호슬라티

2000년대 이란 정부는 공공 부분의 비효율 극복을 명분으로 민영화를 추진한다. 혁명수비대(IRGC), 보냐드(이슬람 재단) 등의 산하 기업에 국가 자산을 이전하고 운영하게끔 했다. '호슬라티'(khosulati) 혹은 '공공 비정부기관'으로도 불리는 이들은 이란의 인프라와 석유화학, 금융 부분 등을 장악하며 지배적인 경제 행위자로 등극한다.

공식적인 통로로 대외 무역이 이뤄지지 않고 공공 비정부기관과 각종 밀수업을 통한 대외 수익이 중앙은행에 입금되지 않은 것은 국내 경제에 직격탄이 됐다. 외환 부족, 환율 급등, 인플레이션 등 총체적 난국의 원인으로 꼽힌다.

③혁명수비대(IRGC)의 강경 진압

이란 당국은 이번 시위를 체제 전복 시도로 규정했다. 강경 진압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최고지도자의 지휘를 받는 혁명수비대가 시위대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안보 수호는 레드라인"이라며 국가 이익, 공공재산 보호 등을 이유로 앞세웠다. 혁명수비대가 시위대를 겨냥해 조준 사격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잇달아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개입 저울질하는 미국

사상자 수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최소 54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소 1만681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70시간 이상 외부 연락이 차단된 점을 감안해 사망자가 2천 명 이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을 여러 차례 경고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개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살해될 경우 이란이 가장 아파하는 곳을 타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이란 대응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이란의 각종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 ▷온라인 반정부 여론 확산 지원 ▷추가 경제 제재 ▷군사적 타격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로 숨진 것으로 알려진 보안요원과 민간인의 장례 행렬을 캡처한 장면. 로이터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로 숨진 것으로 알려진 보안요원과 민간인의 장례 행렬을 캡처한 장면. 로이터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 고위관계자에게서 협상을 하자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그는 "협상이 열리기 전에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때문에 우리가 먼저 행동해야 할 수도 있다"고 답해 미국이 직접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은 협상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미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경우 보복하겠다고 맞섰다.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미국이 먼저 행동할 경우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벌인 '12일 전쟁'에서 방공망이 파괴된 이란이다. AP통신은 이와 함께 이란의 전쟁 개시 결정권이 있는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가 86세 고령인 점도 걸림돌로 거론했다.

이희수 계명대 실크로드연구원 특임교수는 "이란 지도부가 강경 진압 카드를 끌고 나오겠으나 국민들의 시위가 통제 가능한 수준일지 미지수다. 이번 주말 정도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시위를 잠재워도 정권 자체적으로 지지층에 대한 고통 경감 카드가 사실상 없는 게 문제"라고 했다.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68%의 찬성으로 당명 개정 절차에 착수하며, 서지영 홍보본부장이 주도하는 새 당명 공모전이 실시될 예정이다. 또한, 김...
농협중앙회장의 비상근 명예직 연봉과 각종 수당이 7억원에 달하고, 외국 출장 시 고급 호텔에 숙박하는 등 방만한 경영이 드러나면서 대대적인 ...
코미디언 박나래와 전 매니저 간의 통화 녹취록 공개로 갑질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으며, 박나래는 A씨와의 갈등 해소를 주장했으나 A씨는 합의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