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시작돼 3주째 접어든 이란 반정부 시위를 둘러싸고, 이번 사태가 이란의 신정체제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진정세를 보인다 해도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사태 개입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은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美 물리적 개입한다면
13일 오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이란 개입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강력한 행동'을 언급한 바 있다. 이는 곧 공습 등 물리적 제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외신들은 ▷핵 시설 공습이나 사이버 공격 ▷최고지도자·군사령관 축출 ▷그림자 함대 나포 등 밀수 통로 차단 강화 등을 거론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물리적 개입의 목적이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란 국민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는 생계다. 외부의 공격은 이란 국민들의 민족주의적 결집만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군사 갈등으로 인한 민족주의 발현으로 정부 실정과 경제 파탄에 항의하던 군중을 묻어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희수 계명대 실크로드연구원 특임교수는 "1979년 혁명 이후 여러 위기 속에 현 체제가 유지되도록 한 구호가 반미(反美)"라며 "군사적 개입 이후 미국에 협력할 수 있는 정권 창출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도 주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외교적 해법도 선택지에
미국이 이란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 외교적 해법 가능성도 대두된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조건으로 협상을 벌인 바 있다. 때문에 외신들은 미국이 이란 정부에 핵 관련 시설 동결을 비롯해 ▷반미 성향 전환 ▷중국과 러시아에 석유 판매 중지 ▷시위 참여자에 대한 석방 등을 요구하고, 경제적 완화를 제공하는 방안을 외교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국민들의 경제적 자신감을 찾아줘야 한다는 해법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외부 소식에 민감하고 교육 수준도 높은 이란 국민은 신정 체제에 대한 환멸, 민주화에 대한 갈망이 강하다는 게 근거다. 인남식 교수는 "이란 경제를 악화시키고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최대 압박'을 지속하기보다 개방을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바깥에서 문을 잠그는 것보다 교역의 문을 여는 게 종교지도자 중심의 체제에 변화가 찾아올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외교적 해법 요구는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등에서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3일(현지시간) 이들 국가가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막기 위해 로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 석유 수송 문제와 석유 가격 불안 등을 이유로 든다.
진짜 속내는 따로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란 정권이 붕괴한다면 반정부 시위 분위기가 자기들에게 옮아올까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래트니 전 주사우디아라비아 미국대사는 "이란 정권 교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일단 열면 이들 국가가 원치 않는 거대한 불확실성을 야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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