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전각가인 운경(雲耕) 남정구(1922~1988) 선생의 타계 37년을 맞아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집대성한 회고집 '구름에 밭 갈듯 새기다'가 최근 나왔다.
운경 선생은 1960~80년대 대구와 부산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전개해 개인전 11차례 개최와 주요 사적지와 사찰·서원에 수많은 현판 작품을 남겼다. 특히, 1970년대 대구에 머무르면서 세차례(1970, 73, 76년)의 개인전을 열고 경주 불국사와 구미, 경산 등 여러 곳에 현판 작품을 남기어 대구경북과는 인연이 각별하다.
이번 작품집은 전각 세계에서는 전무후무한 일로 예술사적이나 문화사적으로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책에는 현판, 서각, 인장 등 작품 95점과 전각 예술가로서의 삶과 작품세계 평론, 당시 전시회 리플릿, 기념사진 등 귀중한 자료들이 수록돼 있다.
운경 선생은 한국 전각사(篆刻史)의 정통 계보 위에 자리한다. 우리나라 전각사는 추사 김정희-우선 이상적-위창 오세창-운여 김광업으로 이어져 왔다. 안과 의사이자 서예가·전각가였던 운여 선생(1906~1976)은 운경의 스승으로 위창 오세창을 사사했다. 그러나 운경 선생의 전각은 단순한 계승에 머물지 않고, 자연을 조형 언어로 끌어들인 현대적 확장이라는 점에서 독자성을 지닌다.
양맹준 전 부산시문화재위원장·부산박물관장은 "그동안 궁중 및 민간 현판은 바탕 마감을 편평하게 처리해왔지만, 운경은 편액과 판각에 파도 무늬를 최초로 전면적으로 도입해 자연스럽고도 유려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더해준다"며 "운경의 각은 추사 이후 우리 전각 이론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동환 문화평론가는 "운경은 1970년대 초 모래사장에서 신자연주의적 설치예술을 펼쳤으며, 자연 친화적이고 호방하며 구도적인 세계관을 고전의 글귀와 함께 서각에 새겨 넣었다"며 "운경의 작품 세계는 새롭게 평가되어야 하며 미술사적 논의가 다각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책은 운경 자제들의 2년여의 자료조사 및 정리와 1년간의 사진 촬영과 편집을 거쳐 발간하였으며, 비매품으로 전국 국공립, 대학 도서관 등에서 만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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