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외방선교회 소속의 선교사로 한국에 파견돼 제주도에서 활동을 하면서 식물을 채집했던 10여년째 타케 신부의 발자취를 추적하며 신부가 남긴 식물표본을 찾고 있는 에밀타케식물연구소 정홍규(70·천주교 대구대교구 원로사제) 이사장은 지난달 도쿄대 총합연구박물관에서 1908년 4월 14일 타케 신부가 채집한 제주 왕벚나무 표본(채집번호 4638번)을 직접 확인했다.
에밀 타케(1872~1052) 신부는 1897년 24세의 나이로 조선에 파견된 프랑스 출신으로, 13년 동안(1902~1915) 제주도에 선교활동을 하면서 약 2만여 점의 한국 식물을 채집해 유럽과 미국, 일본의 식물학자들에게 보냈다.
타케 신부가 어떤 식물 최초 발견자로서 식물학에 대한 공적을 기려 학명에 '타케티(taguetil)'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도 125종이다.
특히 타케 신부는 1908년 4월 14일 제주 한라산 해발 600m 지점에서 자생 왕벚나무를 발견하고 채집한 표본(채집번호 4638)을 1912년 독일 베를린대학 쾨네 교수에게 보내 제주 왕벚나무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알리게 됐다.
정 이사장은 베를린대학에 있던 이 제주 왕벚나무 표본(holotype·국제식물명명규약에 따라 새 종을 발견할 때 저자가 유일하게 지정한 1개의 대표 표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불에 타 사라진 것을 2024년 확인했다.
하지만 다행히 holotype과 같은 개체에서 나온 복제표본이 영국 에든버러왕립식물원, 일본 교토대학식물원, 러시아 코마로프식물연구소 등 3곳에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정 이사장은 타케 신부가 당시 일본의 대학 식물학자들에게 식물표본을 보내면서 교토대 이외 다른 대학에도 보냈을 것으로 생각하고 확인 작업을 계속했다. 지난해 도쿄대학 관계자에게 연락을 했지만 '찾고 있는 표본을 소장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교토대학에 있으면 도쿄대학에는 더 많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하고 방문 의사를 편지로 보냈으나 답변이 없었지만 직접 방문해 부딪혀 보기로 하고 비행기표를 끊어 지난달 무작정 도쿄대 총합연구박물관을 방문했다.
하늘이 이를 감동한 듯 드디어 이곳 박물관 관계자가 수납장에서 꺼내 온 표본 중에서 'Koehne'라는 라벨과 'Pruus yedoensis…'라는 학명을 정 이사장은 두 눈으로 확인했다.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었다. 비록 대표 표본은 아니지만 아이소타입 (isotype·홀로타입과 같은 채집번호, 같은 날짜, 같은 장소에서 나온 중복 표본)으로 가치가 매우 있다.
정 이사장은 "도쿄대 소장 제주 왕벚나무 표본(4638번)은 현재까지 확인한 표본 중 최상급 표본으로, 일본 재배종인 동경벚나무와 달리 제주도 왕벚나무는 제주도 자생종임을 확실하게 밝혀주는 표본으로 식물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벚꽃 명소에는 재배종인 동경벚나무가 많다"면서 "그렇다고 모두 베어낼 수는 없으니 생물다양성과 식물주권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앞으로는 우리 왕벚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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