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의 한 양식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상대로 한 임금 착취와 강제 노동 의혹이 제기됐다. 시민단체는 이를 두고 사실상 '현대판 노예 노동'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는 4일 고흥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어업 계절노동자(E-8) 비자로 입국한 필리핀 국적 여성 A씨(28)가 사업주와 중개 브로커로부터 임금 체불과 노동 착취를 당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 같은 행위는 인신매매에 가까운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단체에 따르면 A씨는 근로계약서상 월 209만원을 받기로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하루 12시간이 넘는 노동을 하면서도 약 20만원만 지급받았다고 한다. 또 작업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본국으로 돌려보내겠다는 협박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숙소 환경 역시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폐가에 가까운 주택에 여성 이주노동자 15명을 함께 거주하도록 하면서 한 사람당 31만원의 숙소비를 받았고, CCTV를 설치해 사실상 감금에 가까운 감시를 했다는 주장이다.
이주노동자 단체는 "수사기관이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한 압수수색에 나서야 한다"며 "이주노동자를 값싼 노동력으로만 취급하는 계절노동자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A씨와 함께 지난달 25일 광주고용노동청 여수지청에 양식장 관계자 2명과 불법 중개업자 4명 등을 고소한 상태다.
한편,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전남노동권익센터의 '2024년 전남 이주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160여명 가운데 23.4%가 임금체불을 겪었고, 부당대우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38.1%에 달했다. 하루 8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노동자도 전체의 80%에 달했다.
제도적 한계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강원 양구군 농장에서 일한 뒤 임금 2억여 원을 받지 못한 필리핀 계절노동자들이 법적 대응을 위해 재입국을 요청했지만 거부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제도상 인신매매 피해 인정은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에게만 가능해 해외 체류 노동자는 구제 절차 자체가 막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노동단체는 이주노동자 인권보호 민관협력 실무협의회 활성화와 산업재해 신고·상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담 신고센터 설치 등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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