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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프로젝트 실패 이후…대구 섬유 돌파구는 고급화·구조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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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요승 한국섬유마케팅센터장 인터뷰

호요승 한국섬유마케팅센터장
호요승 한국섬유마케팅센터장

중동 리스크 장기화와 함께 과거 '밀라노 프로젝트' 실패의 후유증이 계속되면서 대구 섬유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가격 경쟁 중심 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고급화와 산업 구조 전환이 해법으로 제시된다. 호요승 한국섬유마케팅센터(KTC) 센터장을 만나 대구 섬유의 생존 전략을 짚었다.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대구 섬유 업계가 크게 위축됐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의 추격을 받으면서 가격 경쟁을 벗어나 품질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확보했다. 대구도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단가가 높더라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둘째는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 일본은 제직·가공·상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한국은 분절된 구조다. 이로 인해 내부 경쟁이 발생하고 산업 전체 가치가 떨어졌다. 밸류체인을 연결하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고급화의 구체적 방향은 무엇인가?

▶섬유 산업은 이미 패션 중심에서 기능성과 산업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산업용 섬유는 안정적인 시장이다. 일부 기업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산업용으로 전환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했다. 다만 개발 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내구성 시험만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적인 접근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기업들에게 필요한 정책·제도적 지원은?

▶세 가지가 핵심이다. 첫째는 기업 간 협력 구조를 만드는 정책이다. 제직과 가공, 마케팅이 연결돼야 경쟁력이 생긴다. 둘째는 산업용 섬유에 대한 장기 투자다. 4~5년 단위 지원으로는 부족하다.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셋째는 공공 조달 구조 개선이다. 군복, 경찰복, 소방복 등 공공 물량 상당수가 해외 제품이다. 가격 중심의 조달 구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소재는 자국에서 조달하는 원칙을 유지한다. 반면 국내는 국산 소재가 있음에도 해외 제품을 사용하는 구조다. 공공 조달을 국산 중심으로 전환하면 안정적인 수요가 확보되고 이는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 실패 이후에도 구조적 변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중동 리스크는 같은 문제를 다시 드러낸 사례다.

▶결국 해법은 고급화와 시장 다변화, 현장 중심 영업이다. 바이어를 직접 만나고 시장에서 답을 찾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같은 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최근 지역 섬유 업계는 2세 경영진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대응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섬유마케팅센터(KTC)

KTC는 2006년 설립된 산업통상부 산하 기관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원단을 해외 시장에 소개하고 바이어 매칭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상해와 뉴욕 지사를 포함해 전 세계 14개 거점을 운영하며 약 3천900개 바이어를 관리하고 있다. 지원 기업은 101개이며 이 중 대구 54개, 경북 36개로 지역 비중이 높다. 호요승 센터장은 섬유개발연구원 원장을 3년간 맡은 뒤 KTC 센터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이전에는 휴비스에서 연구소장과 본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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