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과 수사에 의도적으로 영향을 끼친 판·검사를 처벌하는 '법왜곡죄'의 제도 보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이 법관 등 고위공직자의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은 데다, 수사 주체 역시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대상이 고위공직자에 집중된 만큼, 법률 전문성을 갖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전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구 지역의 A 변호사는 "경찰이 법왜곡죄 혐의를 판단하려면 판사 이상의 법 해석 능력을 가져야 하는데, 간단하게만 생각해도 현실성이 없다"며 "법왜곡죄는 판사의 판단권이라는 고유 권한을 다루기 때문에 검사들이 있는 공수처에서 담당하는 게 맞다. 법을 세밀하게 개정해 공수처가 맡을 수 있도록 하는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왜곡죄를 시행하려면 여러 준비 과정을 거쳐야 했다. 지금처럼 이렇게 사법 체계가 엉망이 된 건 제도를 무작정 시행한 결과"라며 "시간이 지나면 정착이 되겠으나 그 사이 여러 피해자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변호사 역시 "해석의 여지는 있겠으나 경찰이 법관 등을 수사하는 건 공수처의 입법 취지와는 맞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행정상 어려움이 있다면 풀어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불명확한 법왜곡죄의 구성 요건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심을 추측해 범죄를 입증하도록 하는 현행 구조로는 사실상 혐의 입증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부장판사 출신 C 변호사는 "현재의 법왜곡죄는 가치판단의 문제를 형사처벌하면서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하고 있다"며 "혐의를 입증하는 기준은 불명확하고 모호하게 규정해서는 안 된다. 폭행과 모욕 등이 처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명확한 구성 요건이 있는 것처럼,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왜곡죄 시행으로 무분별한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제한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사법 방해죄'와 같은 보호 장치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법절차의 적정한 집행을 방해하는 과정에서 책임을 물어 제도 남용 사례를 근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판사 출신 D 변호사는 "형사법관이 피고인·피해자로부터 고발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에서 운영 중인 사법방해죄가 필요로 해보인다"며 "다만 사법방해죄 역시 고의성이 충족돼야 하기 때문에 법을 도입한다면 구성 요건을 체계적으로 세워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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