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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피운 부산? 찔러본 대구?…한동훈이 택할 재기의 '둥지' 어디[금주의 정치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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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7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7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거대양당의 6·3 지방선거 공천이 하나 둘 확정되면서 보궐선거 주자들의 행선지도 차츰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보수 재건'을 내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선택과 무소속 당선 가능성은 유권자들의 관심거리 중 하나다.

정치권에선 한 전 대표가 부산 북구갑 출마를 준비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대구 수성구갑에 도전해 '주호영-한동훈' 무소속 연대를 구축하는 게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한 전 대표가 재기에 도전할 지역 기반을 어디로 잡는지에 따라 '당게 사태'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한 본인의 정치적 운명 또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어느 선거구든 만만찮은 난관이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 북구갑 출마해 삼자구도?…'전임자'와 '전전임자' 모두 넘어야

부산 북구갑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6·3 지방선거 때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정치권에서는 큰 변수가 없는 이상, 한 전 대표가 이곳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확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본다.

한 전 대표도 북구갑 출마를 염두에 둔 듯한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해당 선거구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7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지지자들을 만난 데 이어, 다음 날 국민의힘 북구갑 당협위원장인 서병수 전 의원과 회동했다.

서 전 의원은 지난달 9일 연합뉴스에 "(한 전 대표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해드렸다. 마음을 굳혀야 할 상황이 다가오고 있고, 북구갑에도 관심이 있으시니 여기 나오는 명분, 지역구의 분위기를 알아보는 차원에서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의 북구갑 출마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북구 주민들이 한 전 대표를 좋아한다. 나오시게 되면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 한 전 대표는 지난 10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과연 현재 부산에 어떤 리더십이 필요하고 부산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는 어떤 정치가 필요한지를 관록의 정치인인 서 전 시장께 배우는 자리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부산에 연고가 있는 건 아니지만 부산에 몇 년 정도 살 기회가 있었고, 부산을 대단히 사랑한다. 그러니까 골수 롯데(자이언츠)팬이 된 것"이라며 "부산 시민이 가진 '기면 기고(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니고, 대차게 가는' 기질이 제가 생각하는 정치와 상당히 접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북구갑 출마 여부를 직접 묻는 질문에 "선거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인이 그걸 너무 명확히 말씀드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면서도 "제 구체적인 결심은 곧 말할 기회가 있지 않겠나. 저는 노래 가사처럼 좀 '읽기 쉬운 마음'이다. 어차피 제 마음은 다 읽으시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AI혁신위원회 3차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AI혁신위원회 3차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등도 확신 못 한다? 최근 전적도, 적수도 모두 '부담'

가장 큰 난관은 북구갑 선거구 자체가 보수 인사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이라는 점이다.

이곳은 전 의원과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총 네 차례 합을 겨루고 두 번씩 승리를 나눠가진 곳(선거구 개편 전, 북구·강서구갑 선거구)이다. 하지만 최근 치러진 세 번의 총선에서는 모두 민주당이 웃었다.

앞선 18, 19대 총선에서는 박 전 장관이 모두 과반 득표에 성공해 당선됐다. 그러나 20, 21대 총선에서는 전 의원이 모두 과반 득표하며 설욕했다. 21대 총선의 경우 득표율 차이가 2.01%포인트(p)에 불과한 신승이었다.

선거구 개편 이후 치러진 22대 총선에서는 전 의원이 서 전 의원과의 대결에서 52.31%를 득표해 승리했다. 이는 당시 부산 지역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유일한 지역구였다.

또 다른 문제는 삼자구도 속에서 마주할 양당의 강력 견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미 지역에서 재선을 지낸 박 전 장관이 다시 몸을 풀고 있다. 박 전 장관 출마가 확정된다면, 한 전 대표에 비해 지역 이해도와 조직 동원력 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한 전 대표와 협력의 여지가 전무하다고 평가되는 현 국민의힘 지도부의 견제도 선거 전까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10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회의원 지역구에 재보궐선거가 발생할 경우,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을 사퇴시킨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당규의 모호한 조항을 명확히 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리 시점을 볼 때, 이번 결정이 한 전 대표 지원 의사를 밝힌 서 전 의원의 당협위원장 직함을 거두기 위한 목적에 있다는 의심이 나온다.

한 전 대표 역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 전 대표는 채널A에 출연해 당 지도부를 겨냥, "뭐 이렇게까지 치졸하게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또 "그 최고위원들은 (선거에) 출마하며 사퇴도 안 하는 최고위원들이다. 그러면서 있지도 않은 규정을 만들어낸다"며 "국민과 당원들, 상식적 다수의 시민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크다"고 꼬집었다.

다만 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서 전 의원 이야기는 회의에서 나온 적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여권에서는 하정우 대통령비서실 AI 미래기획 수석비서관의 차출론이 관심을 모은다. 해당 지역에서만 내리 3선을 지낸 전 의원이 하 수석을 자신의 지역구 후임자로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는데다,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전문가로서 하 수석을 전폭적으로 신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지도 역시 급상승했다.

하 수석은 전 의원의 구덕고 후배로, 부산 북갑 소재 초·중·고를 졸업해 지역 연고가 두터운 점 또한 강점으로 꼽힌다.

하 수석 차출론은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과 정청래 대표가 연달아 공식화하면서 무르익었다. 다만 차출론에 대한 이 대통령 의중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7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7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수성구갑서 '보수 적통 인증' 노릴까…연대설 '모락모락'

한편으로는 한 전 대표가 양당 견제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막판 '급선회 전략'을 택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중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대구 수성구갑 출마를 통한 '주-한연대' 형성이다.

한 전 대표 입장에서도 '보수의 본산'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경우, 본인이 보수 재건의 적임자라는 스스로의 주장에 힘을 실을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한 전 대표의 보선 출마가 기정사실이 된 직후부터 대구 지역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수성구 갑의 현역 주호영 의원의 '러브콜'이 거듭 이어지고 있는 점도 실현 가능성을 쉬이 배제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여전히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공천 배제)에 불복 중인 주 의원은 지난 10일 KBS라디오에서 자신의 무소속 출마를 전제로 "한동훈 전 대표가 선거 치르기 가장 좋은 지역은 대구 수성구갑"이라고 말했다.

'주·한(주호영·한동훈) 무소속 연대'에 대한 질문을 받은 주 의원은 이같이 답하며 "(대구 수성구갑에) 제 지지자들이 있는 상황이고, 무소속 시장 후보와 연대가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일 좋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부산 북구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대구 선거가) 빨리 결정되지 않고 이렇게 불확실성이 있으니까 부산 쪽으로 얘기가 나오는 언론 보도 정도만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자신의 무소속 출마 여부에는 "법원의 컷오프 효력 정지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심 판단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말부터 정치적 연대에 대한 공감대를 드러내 왔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주 의원과의 연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이미 연대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틀 뒤 주 의원은 JTBC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한 전 대표 측근들과 우리 참모진들이 (연대 등 선거전략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이 지난 2021년 3월 3일 대구고검에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이 지난 2021년 3월 3일 대구고검에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與 견제 무력화 묘수?…'불확실성' 벽에 가로막히나

'TK 정치 1번지'로도 불리는 수성구 갑은 제 14대 총선부터 22대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보수 진영 후보가 당선된 선거구다. 유일한 예외가 현재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김부겸 전 국무총리다.

김 전 총리가 당선된 20대 총선과 석패한 19대 총선 외에는 득표율 40%를 넘긴 진보 진영 주자도 전무하다. 21대·22대 총선에서는 주 의원이 각각 59.81%, 65.63%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선거구의 보수세와 주 의원의 지역 장악력이 더욱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한 전 대표 입장에서는 주 의원의 지원을 등에 업을 경우 민주당을 포함한 삼자구도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특히 집권여당의 영향력이 약한 선거구라는 점에서 '양방향 견제'를 피하고, '보수 대 보수' 대결 구도를 연출해 진영 내 노선투쟁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기에도 용이하다.

다만 한 전 대표 출마를 위해선 주 의원의 '결단'이 선행돼야 하나, 이 점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게 난관으로 꼽힌다.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는 주 의원 역시 '보수 분열=패배'로 여기는 진영 안팎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의힘에서도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주 의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설득 작업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에 한 전 대표 입장에서는 설령 수성구갑 출마를 원하더라도 그 의향을 섣불리 드러낼 수 없는 처지다.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 의사를 접게 되는 순간 본인의 정치적 활로가 완전히 막혀버리는 상황에 놓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결행이 늦어질수록 당선 가능성 역시 떨어진다는 점 또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본인이 안고 있는 '배신자' 프레임 역시 부담이다. 보수세가 강하다는 말은, 뒤집어 보면 그만큼 '배신자' 프레임에 대한 거부감이 강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해서다.

공교롭게도 선거구 내에 위치한 대구고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사시절 좌천성 인사를 받고 2년여간 머문 곳이기도 하다. 선거 기간 중 배신자 프레임이 급격히 확산할 소지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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