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축제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증가한 숫자만큼의 성과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실제로 참여율과 방문객 지표는 하락세다. 축제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과 사이의 간극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 대구광역시 축제 현주소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대구시에서 올해 열리는 축제는 32건, 총 예산은 144억7천2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10억 이상의 대형 축제가 3개, 5억 이상 10억 이하 사업이 5개로 조사됐다. 단일 축제로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로, 총 예산은 38억이었다.
축제 건수는 증가 분위기다. 지난 2월 나라살림연구소의 '지역축제 현황 및 성과분석에 따른 제도개선 방향 제언'에 따르면, 2019년과 25개였던 대구 축제는 2025년 38개로 치솟았다. 이는 특광역시 중에서 세번째로 많은 수준으로, 서울(71개), 부산(57개)의 뒤를 이었다. 2019년 대비 증가율은 52%로, 전국 평균 증가율인 37.3%를 크게 앞질렀다. 축제 수를 대폭 줄이고 있는 서울이나 인천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축제 수가 늘어났음에도 전체 투입 예산은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2019년 200억이 넘었던 투입 비용은 올해 140억 대로 감소했다. 게다가 10억 원 이상 대형 축제가 98.7% 급증하며 '선택과 집중'을 하는 추세인 반면, 대구는 전체 축제 수는 늘리면서도 대형 축제의 수를 22개에서 18개로 줄였다.
전국적 흐름과 달리, 대구는 소규모 축제를 여러 곳에서 벌이는 식의 전략을 취했다.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개별 축제들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각오였다.
◆ 지역민도 외면하는 축제
조사 결과, 대구 지역 축제는 '외면받는 축제'였다. 지역주민의 축제 참가율은 2019년 37.2%에서 2024년 20.0%로 17.2%p 감소했으며, 이는 전국 광역 지자체 중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외부인들도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축제 기간 외부 방문객 규모는 2019년 대비 2.6% 감소했다. 전국적인 방문객 증가 추세(21.1%)와 상반된 결과다. 외부 방문객 1인당 소비액은 2019년 대비 불과 6.2% 증가해(1만5천666원 → 1만6천630원), 대동소이한 수준이었다.
해외 외국인 유치 효과도 측정하기 어렵다. 총 32개 사업 중 전년도 외국인 방문객 수를 '모름'으로 집계한 곳은 20곳이었다. 전체 방문객 수는 집계하기 쉽지만, 이들을 내·외국인으로 구별짓는 건 쉽지 않아서다.
축제가 지역 경제를 견인한다는 예측도 빗나갔다. 축제 기간의 일 평균 소비액 증가율이 평시보다 4.4%p 하락해, 축제 개최를 통한 지역 소비 유인 효과가 낮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이 1.5%p 상승하고, 서울은 1.8%p 상승한 것과 비교했을 때 실망스러운 수치다.
◆ 천편일률적 행사의 뒤편
지역 축제의 공통점은 높은 공공 재원 의존도다. 조사 대상 32개 사업의 국비·지방비 의존도는 평균 84.6%로 집계됐다. 전체 사업 가운데 19개는 예산의 100%를 공공 재원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비보다 지방비 의존도가 높은 구조였다. 국비를 지원받는 사업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등 국가 단위의 대형 문화행사에 사실상 한정돼 있었다.
재원뿐 아니라 운영 구조 역시 공공 중심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거나 재단법인 등 공공 주체가 맡는 축제는 20개로 전체의 62.5%를 차지했다. 기타 공공기관과 지자체 위원회가 각각 1곳씩 운영하고 있었다. 반면 민간이 주도하는 축제는 12개에 그쳐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보였다.
이처럼 공공기관 중심의 운영 구조는 축제가 천편일률적으로 반복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공의 기준과 행정 절차에 맞춰 사업이 설계되다 보니, 새로운 시도보다는 검증된 방식이 반복되기 쉽다는 지적이다.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자발적인 참여가 개입할 여지가 줄어들고, 관 주도의 경직된 운영이 반복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각에서는 경직된 예산 구조가 지역 축제를 '전시성' 또는 '낭비성 행사'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도 경상경비 비중을 높게 책정할 경우, 축제가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보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행사나 예산 낭비라는 인식이 강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9개 구군 중 재정자립도 6위를 기록한 대구 동구는 구비 100%로 대형 축제를 지탱하고 있다. 작년 열린 봉무공뭔 곤충 페스티벌의 행사 경비는 총 2억원이었다. 이 중 포토존과 그늘막, 무대를 설치하는 데 든 비용은 1억 6천으로 총 경비의 80%를 차지했다.
연구를 담당한 나라살림연구소 역시 이 같은 축제 추세를 우려하고 나섰다. 보고서는 "효과가 낮은 축제에 경상비용을 과다 투입하면 소상공인 지원, 복지, 문화 사업 등 지역 주민에게 더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정책에 투입할 재원이 부족해질 우려가 커진다"며 "비용 대비 효과가 낮은 지출은 정리하고 같은 재원을 더 효율적인 정책으로 재배치해 재정 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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