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를 기록하며 2024년 3월 이후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에 올라섰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5월 연휴 집중에 따른 여행·숙박 비용 급등이 맞물린 결과다.
대구경북도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쌀과 대파, 수박 등 주요 먹거리 가격이 오르며 식탁물가 부담을 키우는 상황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 차질과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생산비 부담이 물가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류 가격 급등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전달(2.6%)보다 0.5%포인트(p) 높아진 수치로, 올해 누계 기준으로도 2.4%를 나타내며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번 달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두 가지"라며 "중동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이 지난달 21.9%에서 24.2%로 확대된 것이 첫 번째이고, 5월 연휴가 많아 여행 관련 개인서비스 가격이 뛴 것이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공업제품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라 상승세를 주도했다. 석유류가 24.2% 급등했고, 휘발유(23.1%)와 경유(33.3%)가 두드러진 상승 폭을 보였다.
이 심의관은 "외식 물가는 지난달과 같은 2.6% 수준을 유지했으나, 유류할증료 인상 등으로 항공료와 여행·숙박 관련 품목이 크게 오른 것이 이번 달 물가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먹거리 물가 '비상'
이날 동북지방데이터청의 '대구경북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소비자물가 지수는 119.5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8% 올랐다. 상승률은 지난 2024년 3월(2.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경북의 소비자물가 지수는 121.11로 3.5% 상승했다. 경북의 물가 상승률은 전국 평균(3.1%)을 웃도는 데다 2023년 10월(3.5%)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대구 3.4%, 경북 4.0%에 달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을 상회했다.
대구경북의 경우 기후변화 영향을 크게 받는 농작물 중심으로 먹거리 물가가 상승한 상황이다. 늦겨울과 초봄 사이 기온이 예년보다 오르고, 늦봄부터 이른 더위가 찾아온 점 등이 농산물 생육과 출하 시기 등에 영향을 주면서다. 고유가·고환율 등으로 비룟값, 유류비 등 생산비 부담이 커진 점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식인 쌀은 한 포대(20㎏ 기준)에 6만5천원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통계를 보면 지난 1일 대구의 평균 쌀 소매가격은 20㎏당 6만5천1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4천667원(7.7%), 평년보다 8천618원(15.3%) 높은 수준이다.
필수 식재료인 대파의 평균 소매가격은 1㎏당 3천240원으로, 전년 대비 950원(41.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더위로 수요가 부쩍 오른 여름 먹거리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수박 평균 소매가격은 한 통 2만5천250원으로 작년보다 1천370원(5.7%) 높은 것으로 나왔다.
연정인 한국은행 기후리스크분석팀 과장은 "기상충격 강도가 커질수록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비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는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가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상충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조기에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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