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역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추진 중인 국립대 반도체공동연구소 구축 사업이 사업비 증액 문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 선정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참여 대학 6곳 가운데 실제 공사 단계에 진입한 곳은 강원대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매일신문이 입수한 교육부의 '국립대학 반도체공동연구소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사업 대상인 6곳의 대학(경북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충남대·강원대) 가운데 강원대를 제외한 대부분 대학은 사업비 증액 또는 사업계획 변경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사업비 증액을 요청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인 대학은 경북대·전남대·전북대·충남대 등 4곳이다. 이들 대학의 증액 요구액은 총 185억원 규모로, 전남대가 59억원으로 가장 많고 전북대 58억원, 경북대 46억원, 충남대 22억원 순이다.
대학들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공사비와 물가 상승을 공통적인 증액 사유로 제시했다. 여기에 청정실(클린룸) 증고, 공조 및 고용량 전기공사, 특수설비 구축 비용 등이 추가로 반영됐다. 경북대의 경우 청정실 증고와 공조·고용량 전기공사, 가스계 소화설비 구축 등을 이유로 총사업비 증액을 요청한 상태다.
사업 추진의 최대 변수는 총사업비 변경 협의다. 교육부에 따르면 총사업비가 200억원을 넘는 사업은 기획재정부 협의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조달청의 사업비 적정성 검토가 선행되는데 이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사업 일정도 함께 지연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반도체 시설은 일반 건축사업과 달리 특수성이 있어 검토에 시간이 걸리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 대학들과 매월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별 사업 추진 속도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사업은 통상 기본설계→중간설계→실시설계→공사계약 요청 순으로 진행되는데, 현재 공사계약 요청 단계에 진입한 곳은 강원대가 유일하다. 강원대는 총사업비가 194억원으로 200억원 미만이어서 교육부 협의만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반면 경북대와 전남대는 실시설계 단계, 전북대는 중간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부산대는 사업 통합 방안을 검토 중이고, 충남대는 문화재 관련 문제로 부지 변경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대의 경우 2023년 사업 선정 이후 설계를 진행했으나 사업비 부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현재 설계 용역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당초 '2025년 착공·2026년 준공' 계획도 '2026년 착공·2028년 준공'으로 연기됐다.
반도체공동연구소 사업은 2022년 교육부의 '반도체 인재양성 방안'에 따라 추진됐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교육·연구 인프라를 지역으로 확산해 대학과 산업체가 공동 활용할 수 있는 교육·연구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반도체공동연구소는 실제 반도체 공정 장비를 활용한 실습과 연구를 수행하는 시설로, 산업계가 요구하는 현장형 인재를 양성하는 핵심 기반시설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사업 지연이 길어질수록 지역 반도체 인재 양성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교육부는 오는 25일 반도체공동연구소 사업 참여 대학들과 점검회의를 열고 사업 추진 상황을 재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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