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했지만 국내 원유 수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제거 작업에 시간이 필요하고, 중동에서 한국까지 원유를 들여와 정유·유통 단계를 거치는 데도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15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원유수입의 70% 정도를 중동에 의존하며, 이 중 대부분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전쟁 기간 석유를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 제품 등 산업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민 일상생활까지 영향을 받았다. 정부는 미국산 등 중동 외 지역의 원유 수입을 늘려 부족분을 벌충해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5∼7월 원유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6%, 나프타는 83%를 확보했다"며 "8월 원유 도입 예상 물량도 꾸준히 늘어 80% 중반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때 55%까지 떨어졌던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은 5월 말 기준 75% 수준으로, 전쟁 전 평시 수준인 80%에 근접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내 원유 수급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호르무즈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행 유조선이 국내로 들어오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한국에서 다시 유조선을 보내 원유를 싣고 돌아오는 왕복 운항 과정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원유 공급처 다변화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중동 긴장이 완화하면 원유 확보에 한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전쟁이 종전 국면에 들어서면서 3개월 넘게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의 종료 시점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산업부는 전쟁 종료, 호르무즈해협 정상화, 국제유가 90달러대 안착 등의 조건이 충족되면 제도를 종료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전쟁 종료 합의로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이 가시화되고 국제유가도 80달러대로 가파르게 떨어진 만큼, 최고가격제는 앞으로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는 완전한 종전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고 보고 진행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제도를 당장 종료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최고가격제로 억눌러온 누적 인상 억제분이 한꺼번에 반영되면 국내 유가가 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21일 기준 휘발유에 200원대 중후반, 경유에 300원대 중반, 등유에 400원대 중반의 누적 인상 억제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후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유종별 인상 억제분은 다소 줄었지만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18일 발표될 7차 석유 최고가격은 일단 현행대로 유지된 뒤 점진적으로 제도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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