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전일 하루 만에 시가총액 740조 원 이상이 증발하는 '검은 화요일'을 맞으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증권사 신용융자 잔고가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난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하면서 반대매매 우려도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급락한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하루 낙폭 기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장중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 또한 8% 넘게 하락하며 9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닥 역시 장중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되는 등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증시를 이끌어온 반도체 대장주들이 폭락장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2.31%(4만3500원) 하락한 31만 원에, SK하이닉스는 12.47%(36만4000원) 내린 25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두 종목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도 낙폭을 키웠다. 일각에선 정치권에서 미실현 주식투자 이익에 대한 과세 논의가 급락을 초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743조 원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온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증시 주변 자금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불어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8조5312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규모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초단기 '빚투' 지표인 위탁매매 미수금도 연일 늘면서 1조2976억 원 수준까지 증가한 상태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주식을 외상으로 매수한 뒤 아직 결제 대금을 갚지 않은 금액으로, 결제일로부터 2거래일 안에 상환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3거래일째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로 이어진다.
이번 급락으로 상당수 투자자의 담보 유지비율이 훼손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가가 하루 만에 10% 안팎 급락하면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들의 계좌는 담보 유지비율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추가 증거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강제 청산에 나서게 된다.
반대매매가 본격화할 경우 주가 하락이 또 다른 매물을 불러오는 악순환도 발생할 수 있다. 시장 급락으로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출회될 경우 투자심리 위축은 물론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한 셈이다.
실제 최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월 2143억 원 수준이던 반대매매 금액은 2월 2295억 원, 3월 5508억 원, 4월 7077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달에도 반대매매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달 17일까지 누적 반대매매 금액은 약 7000억 원에 달했다. 월말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반대매매 규모가 더 불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추가 조정이 나타날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이 맞물리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신용거래가 상승기에는 추가 매수 수요를 늘리지만, 하락기에는 반대매매를 통해 매도 압력을 키우는 특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댓글 많은 뉴스
조갑제 "국힘, 사전투표 왜 폐지하나…개표소 시위는 미화해주면 안돼"
'내란 가담' 박성재, 1심서 징역 25년…특검 구형보다 5년 늘어
[매일칼럼-이호준] '포스트 김부겸'은 없다
'안규백 국방장관 탄핵' 청원 5일 만에 12만명 돌파…"국민의 경고"
李대통령, 조만간 이재용 회장과 회동?…'호남 반도체 공장 추진' 힘 싣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