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국내 주요 권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구상을 준비하는 가운데, 대구의 AI 데이터센터 유치 사업도 새 국면을 맞고 있다. 2023년 SK 컨소시엄과 체결한 수성알파시티 AI 데이터센터 투자협약이 착공 단계로 이어지지 못하자 대구시는 다른 사업자와 협의를 진행하며 AI 인프라 확보 방안을 재검토하고 있다.
23일 정부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달 말 국내 주요 권역 5곳에 1GW(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대규모 투자 구상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이른바 'AI 팩토리' 성격의 초대형 인프라로, 5곳이 모두 구축될 경우 총 전력 규모만 5GW에 달한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1곳에 드는 투자 비용이 70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만큼, 단일 기업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로 평가된다.
현재 후보지로는 울산을 비롯해 부산·경남, 전남 해남·영암, 세종·충남, 전북 새만금 등이 거론된다. 문제는 대구의 이름이 이번 투자 후보지 논의에서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지난 2023년 12월 SK 컨소시엄과 수성알파시티 내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투자 규모는 8천억원으로, 대구시는 이를 기반으로 지역 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고 수성알파시티를 신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협약 체결 이후 2년이 넘도록 사업은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착공이 이뤄졌어야 하지만 토지 매매계약조차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올해 2월 토지 계약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이 일정도 지연됐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사업 추진 자체가 장기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대구시는 기존 SK 컨소시엄과의 협약 이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데이터센터 유치 사업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SK와의 사업 추진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데이터센터 사업은 계속 추진 중"이라며 "기존 부지는 그대로 검토하고 있고, 다른 사업 주체와도 여러 가능성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대구가 대기업 주도의 초대형 AI 인프라 투자 경쟁에서 밀릴 경우 산업 전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는 결국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데, 대기업 투자 흐름에서 대구가 계속 빠지면 지역 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은 지역 경제계의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지난 22일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을 찾아 입주기업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기업들은 제조업의 AI 전환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기업인들의 주요 건의사항 가운데 첫 번째가 산단 내 AI·LLM(대규모언어모델) 데이터센터 구축이었다.
선거 공약을 통해서 성서산단에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약속한 추 당선인은 "산단 현장이 필요로 하는 AI·디지털 대전환과 인프라 혁신을 조속히 이룰 수 있도록 시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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