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역대급' 폭염이 덮치면서 일상생활이 완전히 흔들리고 있다. 기후변화와 이상 기후가 겹쳐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이번 폭염에 유럽인들은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해 적응하려 애쓰는 모양새다.
24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날 런던정경대에서 '기후행동주간'을 맞아 '극한 폭염: 거버넌스 개선과 대응 강화'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영국 기상청이 건강한 사람에게도 위험할 정도로 기온이 높다는 '적색 경보'를 발령하자, 주최 측이 행사를 취소했다. 기후변화를 논하는 행사조차 열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인 폭염이 덮친 셈이다.
영국 남부 지역 일대는 36.1도(℃)를 기록해 역대 6월 최고 기온을 보였다. 프랑스 파리는 40.9도로 6월 역대 최고치를, 남서부 피소스 지역은 44.3도로 80년 만의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스페인은 40도가 넘는 기온이 며칠간 이어졌고, 이탈리아도 폭염경보가 계속되고 있다.
각국은 폭염 대응을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파리 10구역은 청년과 노인에게 에어컨이 있는 독립영화관 표를 나눠줬다. 낭트시에서는 학부모들이 학교 창문으로 쏟아지는 뜨거운 햇볕을 가리려 흰 분필가루를 물에 섞어 창문에 바르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폭염 적응 식단으로 "고기보다 파스타를, 커피나 맥주보다 물을 마실 것"을 권고했다. 기온에 영향을 받는 기업은 영업을 중단·축소하도록 하고, 휴가비를 국가가 지원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청소년·노년층이 많은 지역을 정밀 조사해 ▷도서관 ▷극장 ▷슈퍼마켓에 '냉방 쉼터'를 열었다. 각 학교에는 '열대시간표'를 도입해 수업시간을 줄이고 휴식시간을 늘렸다. 벨기에 정부는 냉방장치가 없는 구형 통근열차 운영을 줄이기로 했다. 브뤼셀의 한 학교는 시험장을 더 시원한 인근 교회로 옮겼다.
기록적 폭염으로 프랑스에서는 에어컨 없는 기존 생활방식이 옳은가를 둘러싼 논쟁도 일었다. 극우 진영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 의원은 병원·학교·요양시설 등 취약시설부터 에어컨을 대규모로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좌파 진영의 장 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는 "에어컨 설치는 기후 변화 위기를 키운다"며 반대했다.
프랑스 가정의 에어컨 보급률은 지난해 22%로 스페인·이탈리아 등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에어컨이 기후위기를 앞당기는 나쁜 생활방식이라는 인식과 열기를 어느 정도 막아주는 주택 양식 덕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폭염이 심각해지자 파리시는 뒤늦게 학교용 에어컨 1천200대 이상을 긴급 주문하고, 학교마다 최소 1대씩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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