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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개방 조건 내건 이란…사실상 항복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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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강경파, 해협 통행 전제 '요구 조건' 제시
위협 중단·자산 반환·미군 철수 등
MOU 이행 놓고 양측 입장 차서 기원
양측 해협 주도권 경쟁 해석 나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짓하며 발언하고 있다. 이날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이 해상 봉쇄를 통해 기초 생필품 수입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AFP 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짓하며 발언하고 있다. 이날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이 해상 봉쇄를 통해 기초 생필품 수입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AFP 연합뉴스

미·이란 전쟁으로 막힌 호르무즈해협의 통항 재개가 이란의 추가 요구라는 변수에 부딪혔다. 이란과 오만이 임시 항로의 좌표 등 일부 사항에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이란은 미국의 기존 합의 이행이 먼저라며 별도 조건을 내걸었다.

◆ 강경파 '위협 중단' 요구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국영언론을 통해 해협 재개방을 위한 대미 요구 조건을 제시했다. ▷대이란 위협·군사행동 중단 ▷해상봉쇄 해제와 주변국 미군 철수 ▷전쟁 피해 배상 ▷제재 해제와 동결 자산 반환 ▷레바논·팔레스타인·예멘·이라크 내 이란 동맹세력에 대한 공격 중단 등이다.

호세인 모헤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대변인도 타스님통신에 "해협 재개방은 이란이 정한 구체적 메커니즘과 조건에 달려 있으며 이란·오만 협상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주 이란과 오만은 해협을 지나는 임시 항로에 대한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걸프 해역으로 들어오는 선박을 관리하고, 나가는 선박은 오만 영해를 활용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오만과의 합의가 "매우 가까워졌다"면서도 "해협 재개방은 미국의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 위반에 대한 배상 등 다른 조건에 달려 있다"고 했다.

지난 6월 체결된 MOU에서 이란은 60일간 상선의 무료·안전 통항을 보장하고, 미국은 해상봉쇄 해제를 즉시 시작해 30일 안에 마치기로 했다.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 면제도 즉시 시행하되, 전면적인 제재 해제는 60일간의 협상을 거쳐 최종 합의에서 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전면 제재 해제는 최종 합의에서 다룰 문제로 보고, 현재 해상봉쇄 해제 역시 이란의 통항 정상화 약속 이행과 연계한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는 MOU 문구가 모호해 양측이 해협 관리권과 이행 순서를 서로 다르게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차량들이 대형 정치 선전판 앞을 지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차량들이 대형 정치 선전판 앞을 지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해협 주도권 잡으려는 이란

MOU 체결 뒤 미국은 이란 영해를 피해 오만 연안을 따라가는 남쪽 항로를 지지했지만, 이란은 이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에 경고하거나 공격했다. 결국 휴전은 무너졌고,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봉쇄를 다시 가동했다.

이란의 추가 요구는 미국이 통항 재개를 낙관하던 상황에서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7일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과 오만이 조만간 합의해 정상적인 원유 수송이 재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의 요구에 따르면 이란·오만 협상은 해협을 언제 열지보다 향후 어떻게 운영할지를 정하는 협상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라즈 짐트 연구원은 "해상봉쇄 해제 등 MOU상 미국의 약속이 이행되지 않는 한 이란·오만 합의가 이뤄져도 테헤란은 이를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측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해협 통항도 매우 더딘 상황이다.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외교부는 해협을 지나던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소속 선박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운데이터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최근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하루 10여 척에 불과하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30척의 10분의 1 수준이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 항구 등에 대한 봉쇄 과정에서 인도적 지원 선박 30여 척의 통과를 허용하고 53척을 돌려보냈으며, 2척은 무력화하고 2척은 승선 검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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