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을 보는 눈] 메시의 팀은 되고, 손흥민의 팀은 만들면 안되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홍명보 감독, '원팀' 강조하며 손 홀대 논란
조직력이 좋았다면 손 중심일 필요는 없어
메시의 팀인 아르헨티나 사례와도 비교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현지 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현지 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말해봐요, 저한데 왜 그랬어요?" '영화 '달콤한 인생'에 나오는 대사다. 한 폭력조직의 2인자 김선우(이병헌 분)가 자신을 죽이려는 보스 강회장(김영철)에게 이렇게 묻는다. 그에게 충성을 다했던 김선우는 강회장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많은 국민들이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묻고 싶을 듯하다. 도대체 왜 그랬는지. 역대 가장 '편한' 조에 편성됐고, 역대 최강 진용을 갖췄다. 그러고도 졸전을 거듭,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특히 손흥민의 활용법을 두고 논란이 크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7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그 앞을 지나가는 이는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7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그 앞을 지나가는 이는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홍 감독은 그동안 손흥민을 끝없이 흔들었다. 겉으로 밝힌 이유는 "손흥민의 팀이 아니라 '원팀'이다" 정도. 한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잘 짜여진 조직력으로 승부한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홍 감독이 팀을 그렇게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현지 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현지 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감독은 12년 전에도 그랬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지휘봉을 잡고서 손흥민을 그저 '한명'의 선수로 취급했다. 당시 손흥민은 독일에서 한창 주가를 높이던 신예 공격수. 하지만 홍 감독은 '잘 드는 칼'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집중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도 마찬가지. 지난해 8월엔 주장을 교체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7년여 동안 주장 완장을 차온 손흥민을 흔드는 얘기. 이어 25일(한국 시간)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선 손흥민을 선발로 내지 않았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4일(현지 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 나섰으나 0대1로 패배한 뒤 아쉬운 듯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4일(현지 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 나섰으나 0대1로 패배한 뒤 아쉬운 듯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홍 감독이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뛸 때가 만 33세. 지금 손흥민 나이다. 하지만 손흥민을 두고선 "경기를 '풀'(경기 전 시간)로 뛸 나이는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남아공전 때 후반에 투입한 이유도 그 때문. '내로남불', '자격지심'이란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떠받들고, 끌려 다니라는 게 아니다. '특별함'을 인정해주고, 그걸 잘 살려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은 세계적 강호가 아니다. 그럼에도 다들 두려워 하는 무기가 있다. 가장 날카로운 창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포기한 게 문제란 뜻이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10번)와 동료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SNS 제공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10번)와 동료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SNS 제공

감독들은 가진 자원 중 최고를 중심으로 전술을 짜 이기려 하는 게 일반적. 아르헨티나와 리오넬 메시만 봐도 그렇다. 메시는 많이 뛰지 않는다. 활동량이 많은 자원들이 좀 더 뛰며 메시의 수비 부담을 덜어준다. 그들이 비운 자리는 또 다른 동료들이 메운다.

꼭 손흥민이 중심이 될 필요는 없다.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을 갖췄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대표팀의 경기력은 '원팀'이 아니었다. 선수들은 어디로 움직여야 할지 잘 모르는 듯했다. 한두 선수가 아니라 다들 그랬다면 컨디션 난조가 아니라 전술 부재 탓이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27일(현지 시간)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요르단과의 경기 도중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27일(현지 시간)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요르단과의 경기 도중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대충 뛸 리 없다. 선수에겐 꿈의 무대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에 더해 개인적으로도 몸값을 높일 절호의 기회. 다들 제대로 못 뛰었다면 감독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홍 감독은 다 차려진 밥상을 스스로 걷어찼다. 12년 전 실패를 되풀이했다. 귀국길이 평탄할지 의문이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SNS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시설 투자 계획을 '역사적 성과'라며 옹호하고, 국가균형발전의 행정 목...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경기 수원에서 40대 남성이 도로에서 난동을 부린 끝에 경찰에 붙잡혔으며, 그는 경찰관에게 주먹질을 하다가 테이저건으로 제압당한 후 정신질환...
일본에서는 제7호 태풍 메칼라와 제8호 태풍 히고스가 동시에 접근하여 서일본과 동일본에 강한 비를 내리고 있으며, 이는 기상 관측 이래 처음..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