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 승리는 행운에 불과했던 것일까. 태극전사들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마지막 경기에서 진 뒤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남은 조별리그 경기 결과를 기다렸으나 끝내 쓸쓸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사령탑 선임 과정부터 잡음이 많았던 홍명보 감독과 이를 자초한 대한축구협회에 비판이 쏠리고 있다.
◆ 끝내 증명하지 못한 홍명보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첫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당시 1무 2패, 4위로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다. 당시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 또한 이번의 남아공전처럼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해 보지 못했다. 당시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은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홍 감독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데 실패했다. 홍 감독은 전술가형 감독이 아닌 '매니저형 감독'으로 분류된다. 리더십이나 선수의 능력을 이용해 승리를 노리는 유형. 전술의 폭이 좁고, 자신이 믿는 선수만 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옌스 카스트로프의 선발 투입을 주장했으나 이태석, 설영우만 고집했다.
그 결과 멕시코, 남아공과의 대결에서 측면으로 가는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다. 트리디나드토바고나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서 이기혁-옌스-손흥민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음에도 끝내 이 전술을 먼저 꺼내 쓰지 않았다.
홍 감독은 두 번째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나는 나를 버렸다. 이제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으로 감독직 수락 당시의 진정성부터 감독으로서의 능력까지 그간 쌓은 모든 경력이 의심받는 처지에 놓였다.
◆ "축구협회 갈아 엎어라" 목소리
이로 인해 축구협회의 쇄신에 대한 목소리 또한 커질 전망이다. 정몽규 현 회장이 월드컵 이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축구 팬들은 이걸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축구협회는 많은 불신을 쌓아왔다는 게 축구 팬과 전문가들의 평가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부터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몽규 회장 부임 이후 축구협회가 돌이킬 수 없이 망가졌고, 그 결과가 바로 이번 월드컵 결과라는 지적이다.
축구협회는 정 회장의 판단 착오로 많은 실책을 저질렀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최성국에 대한 사면 시도부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는 과정, 또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까지 모두 정몽규 회장 재임기간 일어난 일들이다.
여기에 축구 팬들은 특정 학교 인맥까지 거론하며 축구협회가 그 뿌리부터 쇄신하지 않으면 한국 축구 발전은 없다고 단언한다. 축구해설가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는 "특정 기업 집단과 특정 학맥이 계속 축구협회를 맡아오는 과정에서 축구협회의 독립적 의사결정이 사라지고 내부 비판기능이 사라졌다"고 일갈한 바 있다.
한 축구팬은 "이번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민낯을 본 대회"라며 "정말 쇄신하지 못하면 한국 축구는 일본을 따라잡기는커녕 아시아에서조차 명함도 못 내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멕시코에서 이화섭 기자 lhsskf@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제2반도체에 전국 '벌집'됐다…충청·TK 반발에 여당 내부도 '광주 몰빵' 우려
"TK 없인 대한민국 반도체 지도 못 그린다"…地選 당선인 발전결의회
'삼전닉스' 호남行…정부 주도 '투자 갈라치기'에 전국이 들끓다
韓 32강 가능성 더 멀어져…에콰도르, 독일에 역전승
하루에 SNS 5건?…李대통령, 호남 반도체공장 총력 여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