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층이 두터워야 끝까지 버틸 수 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 지난 겨울 그렇게 되려고 노력했고, 그 성과가 보이고 있다. 크고 작은 부상 변수 속에서도 삼성이 프로야구 선두 싸움을 할 수 있는 이유다.
27일 대구에서 삼성과 KT 위즈의 경기가 열리기 전. 2년 차 신예 왼손 불펜 배찬승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어깨에 염증이 생긴 탓. 선두 싸움 중인 삼성으로선 아쉬울 수 있는 결정이다. 배찬승은 필승조로 분류되는 자원이다. 중요한 순간 등판한다는 얘기.
전반기 박진만 감독은 선수들을 번갈아 쉬게 하고 있다. 배찬승 역시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게 박 감독의 판단. 그는 "며칠 동안은 투구하기 쉽지 않은 상태"라며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충분히 쉬면서 후반기를 준비시키려고 한다"고 했다.
매 경기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박 감독은 서두르지 않는다. 당분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 후반기 승부처에서 아껴둔 힘을 몰아 쓰려 한다. 다만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주축 선수가 빠져도 메울 선수층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배찬승이 빠져도 이승민과 최지광, 베테랑 김태훈, 이승현(우완) 등이 잘 버텨준다. 특히 배찬승과 함께 대구고 출신인 이승민이 돋보였다. 26일까지 최근 10경기에 등판 7이닝을 소화하면서 1점만 내줬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1.29로 아주 좋았다.
김태훈과 이승현도 인상적이다. 김태훈은 부상을 털고 한 달여 만에 복귀했다. 지난 17일부터 27일까지 6경기에 등판,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보인 안정감은 마무리로 나서도 될 만한 수준. 이승현도 27일까지 5경기에 나서 4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3.74로 리그 1위(28일 경기 전 기준). 고루 잘하고 있어 배찬승이 빠진 공백이 크지 않다. 마무리 김재윤도 든든하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 5세이브. 27일 경기에서도 9회 등판, 삼성의 4대3 승리를 지켜냈다.
선발투수가 잘 던지면 불펜이 부담을 던다. 26일 새내기 장찬희는 일찍 무너지지 않았다. 5이닝 1실점 역투. 그 덕분에 불펜이 조기 투입되지 않았다. 이어 방망이가 터지며 KT를 9대1로 꺾을 수 있었다. 27일엔 원태인이 5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버텼다.
아귀가 잘 맞는 건 마운드만이 아니다. 야수진도 괜찮다. 27일 구자욱은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휴식 차원. 그래도 괜찮았던 건 최형우와 르윈 디아즈가 중심 타선을 지키는 덕분. 수비도 걱정 없다. 박 감독도 "외야수들 중 누가 나가도 다들 제 몫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디아즈는 26일 7회 우월 3점포를 터뜨렸다. 시즌 15호 아치. 8대1로 점수 차가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 이튿날인 27일엔 최형우가 해결사로 나섰다. 2대3으로 뒤진 8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날렸다. 그 덕분에 삼성은 KT를 연파하고 3연승을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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