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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TK표 AI산업 유치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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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물산업클러스터 전경. 매일신문DB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전경. 매일신문DB

◆TK표 AI산업 인프라

사실 지금 대구경북 경제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다양한 유치 성공 사례들이고, AI산업 인프라 후보들이기도 하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대구가 잡은 독특한 산업 기반이다. 달성군 대구국가산단 안에 조성된 물산업클러스터는 물기업 집적과 실증, 해외 진출 지원을 목표로 한다. 물산업은 요즘 뜬 반도체나 AI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산업용수 수요가 커질수록 중요해지는 분야다. 대구가 '물'을 산업 언어로 치환하고 있는 사례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는 대구 신서혁신도시 일대에 의료 연구개발과 기업 지원 기능을 묶고자 마련된 거점이다.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을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곳이다. 신약, 의료기기, 임상, 규제, 기업 지원이 연결돼야 비로소 힘을 낼 수 있어서다.

디지스트(DGIST) 전경. 디지스트 제공
디지스트(DGIST) 전경. 디지스트 제공

DGIST(디지스트)와 대구테크노폴리스는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부지를 묶은 연구개발 거점이다. 대구테크노폴리스의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유치는 로봇산업 실증 기반을 키울 수 있는 성과다. 대구 수성알파시티는 비수도권 최대 규모 소프트웨어 기업 집적지라는 점을 앞세워 디지털 혁신거점으로 선정됐다. 또 경북 포항에 철강과 이차전지 산업, 포스텍과 방사광가속기가 있고, 경북 구미에는 전자·제조 기반과 반도체 소재 특화단지가 있다.

대구 수성알파시티 전경. 수성알파시티 제공
대구 수성알파시티 전경. 수성알파시티 제공

이 기반들을 AI산업 관점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정부와 시장에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물산업클러스터는 데이터센터 냉각, 산업용수 관리, 스마트 물관리 기술과 연결될 수 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AI를 활용한 의료, 신약 개발, 의료기기 데이터, 임상·규제 지원의 실험장이 될 수 있다. DGIST와 대구테크노폴리스는 AI 인재 및 로봇·모빌리티 실증의 기반이고, 수성알파시티는 관련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구현할 기업 집적지다. 포항의 철강·이차전지·방사광가속기 인프라는 소재 개발과 제조공정 AI의 수요처가 될 수 있고, 구미의 전자·제조·반도체 소재 기반은 AI 반도체,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AI 적용 현장이 될 수 있다.

결국 대구경북의 AI산업 유치는 빈 땅에 새 공장을 짓자는 게 아니다. 쌓아온 산업 기반을 AI라는 새 언어로 다시 연결하는 작업에 가깝다.

산업 생태계, 전력, 물, 인재 등 AI(인공지능) 산업 유치의 다양한 조건들을 시각화 한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산업 생태계, 전력, 물, 인재 등 AI(인공지능) 산업 유치의 다양한 조건들을 시각화 한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세계가 본 AI 입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년 7월 '에너지와 인공지능'(Energy and AI)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가 특정 지역에 집중될수록 전력망 부담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AI 인프라를 이미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에서 전력 기반은 물론 산업용지와 제조 현장을 갖춘 비수도권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논리로 연결된다.

경북은 울진 한울·신한울, 경주 월성·신월성 원전을 보유한 국내 최대급 원전 집적지다. 원전 설비용량만 12.8GW로 국내 원전 설비용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산업 인프라 유치의 강한 근거가 된다.

세계은행이 2023년 11월 낸 '친환경 데이터 센터: 기회와 도전'(Green Data Centers: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보고서도 입지 선정에서 재생에너지, 물, 냉각 여건, 기후 리스크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AI산업 유치에서 지역이 여유를 가진 전력·물·냉각·송전망 계획이 강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리적 인프라만 중요한 게 아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2024년 2월 발표한 '기업 간 AI 확산에 발맞춘 포용적 디지털 전환 촉진'(Fostering an Inclusive Digital Transformation as AI Spreads Among Firms) 보고서에선 AI 도입 효과가 경영 역량, 인적 자본, 정보통신기술 같은 보완 자산에 달려 있다고 본다.

AI 채택이 대기업 위주로 집중될 경우 생산성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지역 중소기업, 병원,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AI산업 유치의 과실이 일부에 머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은 해외 데이터센터 허브들이 비슷한 숙제를 이미 맞닥뜨리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지역일수록 전력망 접속, 물 사용, 냉각 방식, 주민 수용성, 지역 일자리 효과를 둘러싼 질문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반걸음 늦은 대신 앞선 사례들의 시행착오를 공부할 수 있는 대구경북의 AI산업 전략도 이 지점에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대구의 물산업·의료·로봇·모빌리티·소프트웨어기반, 구미의 제조·반도체 소재 기반, 포항의 철강·이차전지·연구개발·에너지 기반, 그리고 대규모 전력을 감당할 수 있는 원전 등 전력 인프라를 각각의 성과로 흩어 놓지 말고 ▷AI를 적용할 현장 ▷AI를 돌릴 기반 ▷AI를 키울 사람으로 재배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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