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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레버리지 ETF 후회" 후폭풍 일파만파…금융위 엇박자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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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부작용 우려…때늦은 후회에 투자자 혼란
금감원장 "증권사만 배불린다" 발언에 금투업계 '황당' 반응
금융위 추진 정책에 금감원장 공개 이견…정책 혼선 논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에 대해 공개적으로 후회한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후폭풍이 확산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한 제도를 금융감독원장이 사실상 공개적으로 문제 삼는 모양새가 되면서 금융당국 내부의 엇박자 논란도 커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감사원이 금융위와 금감원을 상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도 도입의 적절성과 투자자 보호 체계 전반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찬진 원장은 지난 2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두고 "당시 급하게 준비했던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극심한 회전율로 증권사 배만 불리고 있다. 드러누워서라도 증권신고서 수리를 막았어야 하는 것인지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고, 후회도 많이 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금감원장 발언 직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금융회사가 독자적으로 출시한 상품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제도를 마련하고 허용한 상품인 만큼, 시장 과열의 책임을 업계에 돌리는 듯한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상품 출시 여부는 제도 설계와 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결정되는 것"이라며 "시장 영향까지 고려해 허용한 상품을 이제 와 증권사만 배를 불리는 상품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책임을 업계에 돌리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왼쪽)과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왼쪽)과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특히 이찬진 원장의 이번 발언은 금융위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정책을 설계한 금융위와 이를 감독하는 금감원 간 엇박자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금융위가 올해 초부터 추진한 대표적인 규제 완화 정책이다. 금융위는 단일종목 ETF 제도 도입 당시 투자자의 선택권 확대와 자본시장 경쟁력 제고를 주요 명분으로 내세운 바 있다.

금융위는 최근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투자자의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하고 투자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선택권을 제공하고, 해외 시장으로의 자금 유출 유인을 감소시키기 위해 국내외 상장 ETF 간 비대칭 규제 해소를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금감원이 금융위가 추진한 정책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이라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내 정책 엇박자"라며 "정책을 함께 추진한 두 기관이 시장 혼란이 커진 이후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투자자 혼란만 키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제도 설계 자체를 둘러싼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현행 규정상 단일종목 ETF의 기초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비중 등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이 요건을 만족하는 종목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다. 투자자 선택권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는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두 종목에만 레버리지 자금이 집중되는 구조를 만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출시 시점 역시 논란거리다. 상품이 도입된 시기는 반도체 랠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투자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때였다. 금융당국이 과열을 진정시키기보다 오히려 투기적 성격이 강한 상품을 추가로 공급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 출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ETF 자금 유입과 단기 매매가 크게 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된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지수 비중이 높은 코스피 특성상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지수 영향력은 해외보다 크다"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이 발달한 미국에도 수백 개의 레버리지 상품이 거래되고 있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엔비디아도 레버리지 ETF가 나올 당시 지수 비중은 2-3%에 불과했고, 현재도 8%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2배 레버리지 ETF 상장 전부터도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평균 53으로 상시적 고변동성 국면에 진입했었으나, 5월 27일부터 지금까지 한 달간 VKOSPI는 81을 돌파했다"라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VKOSPI 고점은 89.3이었는데, 이달 9일 91.2를 돌파하며 역사적 신고점을 경신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코스피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KOSPI200 대비 65% 수준"이라며 "단일종목의 변동성 확대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만큼 더 커지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감사원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감사에서는 제도 도입의 타당성과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 과정, 금융당국의 사전 검토 절차 등이 중점적으로 살펴질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책임 공방이 아니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면 증권사를 비판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제도 자체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부터 논의해야 한다"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추가 출시 여부와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 방안 등을 서둘러 제시해야 시장 혼란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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