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변동성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시장 급변 시 투자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시장경보 체계의 실효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사이드카가 30차례 발동하며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과거 시장 환경을 전제로 설계된 현행 기준이 달라진 증시 구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수 사이드카와 매도 사이드카가 각각 15차례씩, 총 30차례 발동했다. 이는 사이드카 제도가 도입된 1996년 이후 가장 많은 횟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2008년에도 사이드카는 26차례 발동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을 비롯해 대부분의 연도에서도 발동 횟수는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는 아직 하반기가 시작된 시점임에도 이미 금융위기 당시 기록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최근 증시 변동성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의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제한하는 시장 안정장치다. 선물시장의 급격한 가격 변동이 현물시장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다만 올해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하루에도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코스피는 최근 1년 동안 지수 앞자리가 여섯 차례 바뀔 정도로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에 사이드카가 지나치게 자주 발동하는 현상 자체가 시장경보 체계의 실효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보여준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시장 규모와 거래대금, 파생상품 거래 비중, 알고리즘 매매 등이 크게 늘었음에도 발동 기준은 제도 도입 이후 사실상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사이드카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이례적인 변동성이 발생했다는 신호를 주는 장치"라며 "경보가 반복적으로 울리면 투자자들이 이를 일상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면서 경고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현행 발동 기준인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등락이 1분 이상 지속'을 현재 시장 환경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확대된 만큼 기준을 현실화해야 시장경보 본연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사이드카는 예외적인 상황에서 작동해야 의미가 있는데 올해처럼 상반기에만 30차례나 발동한 것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라며 "제도가 잘못됐다기보다 변동성이 너무 큰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해도 투자 심리를 진정시키기보다 오히려 매수·매도세를 더 자극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시장 안정장치로서의 실효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또한 "시장 변동성 확대를 반영해 발동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실효성 측면에서도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고 해서 안전장치 기준까지 완화하면 급격한 가격 변동을 억제하는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이드카가 자주 발동하는 것은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결과일 뿐 제도 자체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인 만큼 기준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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