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컬러풀 대구를 시민에게 돌려주자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김찬극 전 대구문화재단 시민문화본부장

김찬극 전 대구문화재단 시민문화본부장
김찬극 전 대구문화재단 시민문화본부장

도시 브랜드는 도시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사람의 이름이 그 사람의 정체성을 담듯, 도시 브랜드에는 시민들이 함께 살아온 시간과 기억이 담긴다.

브랜드는 단순히 이름을 정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부르고, 축제와 행사에서 사용되고, 외지인들이 그 이름으로 도시를 기억하면서 비로소 자산이 된다.

오랫동안 대구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컬러풀 대구(Colorful Daegu)'였다. '컬러풀'은 무엇을 내세우기보다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는 이름이었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대구의 모습을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마다 해석은 달라도 '컬러풀'이라는 단어는 대구가 가진 다양한 색깔과 포용성, 그리고 가능성을 담아내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대구를 상징해 온 '컬러풀'은 어느 날 '파워풀'로 바뀌었다. 그 결정에 시민들의 목소리는 얼마나 담겼을까.

도시 브랜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변화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시민들이 오랜 시간 함께 키워 온 도시의 브랜드를 바꾸는 일이라면, 그에 걸맞은 이유와 충분한 공감, 그리고 폭넓은 의견 수렴이 먼저 있었어야 한다.

브랜드의 가치는 단어 자체에 있지 않다. 시민들이 얼마나 오래 부르고 기억하며 자신의 도시를 설명하는 이름으로 받아들였는가에 있다. 좋은 브랜드는 행정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만들고 시민이 완성한다.

그래서 오랜 시간 축적된 브랜드를 바꾸는 일은 단순히 이름 하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쌓아온 도시의 자산을 새로 시작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적어도 '컬러풀 대구'는 시민들이 오랫동안 함께 부르고 기억해 온 이름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컬러풀'은 시민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대구의 브랜드가 되었다.

도시 브랜드의 주인은 행정이 아니라 시민이다. 행정은 바뀌어도 시민은 도시와 함께 살아가며 그 기억을 이어간다. 도시 브랜드는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이어질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그래서 도시 브랜드는 행정의 것이 아니라 시민의 것이어야 한다.

이제는 시민들에게 물어야 한다. 도시 브랜드를 행정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시대는 지나야 한다.

도시는 건물이나 도로만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오래 부르고 기억하는 이름으로 기억된다. 그 이름은 행정이 붙일 수는 있어도 시민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반대로 시민들이 함께 부르고 키운 이름은 시간이 흐를수록 도시의 자산이 된다. '컬러풀'이 그런 이름이었다면 이제는 그 이름을 다시 시민들과 함께 이어갈 때다.

'컬러풀'을 다시 사용하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다. 시민들이 함께 키워 온 대구의 브랜드 자산을 다시 이어 가는 일이다.

도시의 브랜드는 쉽게 바꿀 수 있을지라도 시민의 기억은 결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컬러풀'은 오랜 시간 시민들이 함께 부르고 키워 온 대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제 그 이름을 다시 시민들에게 돌려줄 때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보수 진영에 위기를 가져왔지만, 국민이 보수를 부정하지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4일 강원 강릉 앞바다에서 상어 출몰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어 강릉시는 해양레저 및 해수욕 활동 시 안전 주의를 당부하며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이란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을 원해 장례를 치를 시간..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