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대구 앞산공원 인근에서 낙석 사고로 50대 보행자가 목숨을 잃은 가운데, 대구시가 붕괴 위험이 큰 도로변 급경사지 정비사업을 관리 주체 변경을 이유로 전면 중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민 안전보다 예산 논리가 우선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20일 오후 대구 군위군 군위읍 대흥1리 인근. 왕복 2차로인 국도 16호선이 낙동강 지류인 위천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졌다. 하천에는 사흘간 이어진 장맛비의 여파로 누런 흙탕물이 거세게 흐르고 있었다.
대흥교 인근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안내판부터 도로변 곳곳을 따라 금이 간 암석들이 속살을 드러냈다. 도로변에는 철망을 씌워 임시로 낙석을 막거나 옹벽을 세운 곳들도 곳곳에 있었다.
이 구간 도로변은 균열이 진행된 '팽창성 암석'으로 지난해에도 수차례 낙석이 도로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인근에 대중제 골프장 2곳과 마을이 위치해 있어 차량 왕래가 잦은 곳이어서 위험도가 더욱 높다.
군위군 관계자는 "경사면에 철망 등 낙석 방지 시설과 옹벽을 세워 재해 위험을 줄이고 있다"면서도 "현재 예방 시설이 산사태 등 재해를 막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군위군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 2023년 4월 군위군 군위읍 대흥면과 소보면 봉소리 일대 도로 구간을 안전등급 D등급 진단에 따른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했다. 오는 2028년까지 이 구간에 총 사업비 107억8천800만원을 투입, 9곳의 경사면을 정리하고 옹벽과 앵커를 설치하는 등 정비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사업비는 국비 50%에 시비와 군비를 각각 25%씩 부담키로 했고, 지난해 5월 12억8천만원을 들여 기본 및 실시 설계 용역도 들어갔다.
대구시는 해당 정비사업에 대해 지난 3월 전면 중단을 통보했다. 지난해 7월 해당 도로가 지방도 68호선에서 국도 16호선으로 승격된 게 이유였다.
국도 승격에 따라 도로 관리 주체가 행안부에서 국토교통부로 변경됐고, 관련법 상 급경사지 재해 예방 사업도 국토부 소관으로 바뀌게 된 것. 이에 따라 군위군은 국비 지원 중단과 함께 교부금을 반납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올해까지 군위군이 정비 사업으로 교부받은 예산은 국비와 시·군비 등 48억2천만원에 이른다. 또한 사업 중단으로 정부에 반납해야 할 국비만 17억7천만원으로 추산된다.
군위군 관계자는 "사업이 중단되면 향후 5년 이상 낙석 붕괴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군위군은 국토부 대구국토관리사무소와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우선 정비 사업을 완료한 뒤 국토부로 이관할 것을 행안부와 대구시에 건의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오히려 정비 사업 지출 예정이었던 시비 예산 27억원을 아낄 수 있게 됐고, 유지·보수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며 사업 중단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재난안전실 관계자는 "해당 도로가 국도로 다시 설계되면 급경사지가 되지 않는다. 예산을 지출하면 재정법 위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추경호 대구시장은 지난 19일 수해 피해 현장에서 "최근 기후변화로 예측하기 어려운 국지성 집중호우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재난 대응은 사후 복구보다 선제적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대구시 담당부서의 입장과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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